15일 남북 실무접촉을 위해 판문점 통일각 내 회담장으로 들어선 북측 인사 중 가장 관심을 모은 인물은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이었다. 김정은의 옛 애인 중 한 명으로 알려진 현송월은 특히 ‘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리는 모란봉악단 단장까지 겸해 우리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그런데 이날 현송월 못지않게 그가 손에 든 녹색 클러치 백이 눈길을 끌었다. 이 백을 꼭 쥐고 온 현송월은 백에서 검은색 수첩을 꺼내 테이블에 놓기도 했다. 인터넷에선 현송월이 들었던 백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악어가죽 제품(사진)과 비슷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진품일 경우 판매 가격이 2500만 원에 달한다. 논란이 일자 에르메스코리아 관계자는 일단 “현재 시중에 특정 디자인으로 나와 있는 제품 중에서 현 단장이 들고 나온 것과 같은 디자인이 없다. 영상을 돌려봤지만 우리 제품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현송월은 과거 공연을 위해 중국을 찾았을 당시 역시 프랑스 명품인 샤넬 백을 들어 화제를 모은 적이 있어 에르메스는 아니더라도 다른 명품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일각에선 서방사회에서 대북 수출을 금지한 사치품목이 어떻게 북한에 들어갔는지를 놓고서도 궁금증이 일고 있다. 지난해 말 유럽연합(EU)은 핸드백 등 가죽 제품을 포함해 22개 항목의 대북 금수 사치품목을 정한 자체 대북제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엔 싱가포르의 한 무역회사가 북한 노동당 외화벌이 기관인 ‘노동당 39호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유엔이 대북 금수 조치를 내린 사치품을 북한에서 판매해 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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