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스하키 엔트리 5,6명 증원
백업멤버로 나설 수밖에 없는데… 한국선수들은 출전시간 줄어들고
북한도 불만 없이 수용할지 미지수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할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최종 명단이 확정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18일 골리 신소정, 공격수 한수진과 박종아, 수비수 박예은과 조미환 등이 포함된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했다.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얻은 박캐롤라인, 임대넬, 희수 그리핀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한국 국적을 회복한 박윤정도 포함됐다.
지난해 4월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에서 우승했던 명단과 큰 차이는 없다. 세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내달 4일 인천선학링크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후 5일 올림픽선수촌에 입촌한다. 세계 랭킹 22위 한국은 스위스(6위), 스웨덴(5위), 일본(9위)과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대표팀 일정에는 남북 단일팀이라는 큰 변수가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8일 “남북 단일팀 엔트리에 북한 선수 5, 6명이 추가로 참여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 10명이 한국으로 건너와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머리 감독 등 한국 코칭스태프가 선발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단일팀 구성 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북 선수들 사이의 벽을 허무는 일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당시 남북 선수들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양팀 간 대결에서 한국이 3-0으로 승리한 뒤 기념사진 촬영에서 북한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과 한마디도 나누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냉랭했다.
대표팀의 또 다른 고민은 북한 선수들의 기용법이다. 정부는 경기 운영에 관한 전권을 머리 감독에게 일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렇지만 5, 6명의 북한 선수를 경기마다 모두 기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머리 감독은 16일 귀국 인터뷰에서 “북한 선수들 중 수비수 2명, 공격수 1명 등 2, 3명 정도는 우리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팀의 1∼3라인에 들어올 만큼 좋은 선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는 대개 5명씩 4개 조가 나서 수시로 교체하면서 경기를 운영한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1∼3라인이 주로 경기를 뛰고 4라인은 백업 멤버로 가끔 빙판에 오른다. 실력이 떨어지는 북한 선수 3명 정도를 4라인에 뛰게 하면 된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최소 5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직전 경기에 못 나온 북한 선수는 다음 경기에 기용할 수 있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한국 선수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계획은 IOC는 물론이고 IIIHF, 그리고 상대 팀들의 동의까지 모두 얻어야 한다. 스위스나 일본 등 우리와 한 조에 속한 팀은 반발할 소지가 있다. 스위스는 이미 “한국만 엔트리를 늘리는 건 불공정하다”고 밝혔다. 한국이 1승 목표로 잡고 있는 일본 역시 선뜻 받아들일지 알 수 없다.
협회는 18일 맷 달튼 등 귀화 선수 7명이 포함된 25명의 남자 대표팀 명단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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