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한 응원단은 북한 선수들의 경기가 없는 13일 강원 강릉 시내 나들이에 처음 나섰다. 응원단이 가는 곳마다 수백 명의 국내외 취재진과 관광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응원단은 숙소인 인제 스피디움에서 8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낮 12시 20분경 경포에 도착했다. 경기장에서 응원할 때와 같은 붉은색 상하의에 흰색 모자, 검은색 가죽장갑을 착용한 응원단은 버스에서 내린 뒤 줄을 지어 해변으로 이동했다.
취재진과 시민들이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러나 해변에서 보다 자유스런 시간은 주어지지 못했다. 응원단 일부가 백사장에 들어서자 취재진이 일시에 몰리면서 앞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당황한 응원단 인솔자는 “바다 보려고 했는데 다 막아서…”라며 응원단의 발길을 돌렸다.
결국 응원단은 백사장 옆에 설치된 나무데크를 따라 500m 가량 산책을 하며 바다와 주위 풍경을 감상했다. 시민과 관광객들의 인사에 밝은 표정으로 답했고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강릉에 온 느낌이 어떻습니까”와 같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북한 응원단이 단체로 화장실에 갈 때 취재진이 좇아가자 한 남성 인솔자는 “기자 선생, 적당히 합시다”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경포해변에서 북한 응원단을 접한 최병재 씨(58·양양)는 “북한 응원단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우리와 같은 한민족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며 “전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반가운 손님들을 만나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응원단은 강릉시 남항진동의 세인트컨벤션웨딩홀에서 뷔페로 점심 식사를 한 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모자의 생가인 오죽헌과 강릉시립박물관을 방문했다. 응원단은 오죽헌과 문성사, 율곡기념관 등을 관람했고 이어 응원단 가운데 취주악단은 오죽헌 앞 광장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취주악단은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아리랑’ 등 민요 메들리를 포함해 약 10곡 정도를 연주했다.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취주악단을 둘러싸고 있던 응원단은 박수를 치며 흥을 돋웠고 아리랑이 연주될 때는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이날 응원단 나들이에는 북한 기자단도 동행해 응원단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취재진이 북한의 한 기자에게 “설날에 무얼 하실 겁니까”라고 묻자 “우리 고유의 명절인데 떡국도 먹고, 우리 선수들 응원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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