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강원 인제군 인제읍 남북리 다목적구장에 열린 북한 응원단 공연에 1500여 명의 관객이 몰렸다. 이날 공연은 2018평창겨울올림픽 응원을 위해 방남한 북한 응원단이 인제군민을 위해 마련한 자리. 올림픽 기간 동안 인제 스피디움에 머물면서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인제군민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준비됐다.
인제군은 북한 응원단을 위해 설 전날 스피디움에 떡국용 떡 60㎏과 두부 100모, 황태 300마리를 제공했다. 스피디움 측은 이를 조리해 설날 북한 응원단의 식탁에 올렸다. 또 거리 곳곳에 북한 응원단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스피디움은 산 속 외곽지역에 위치해 실제 인제군민들과 거의 차단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날 공연이 사실상 인제군민들과의 첫 만남인 셈이다.
오영철 북한 응원단장은 연주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우리를 뜨겁게 환대해 준 인제군민에게 사의를 표한다. 우리의 소박한 공연이 통일을 부르는 대합창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응원단의 취주악단 80여 명은 다양한 곡을 연주했다.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아리랑’ 등 민요 메들리, ‘고향의 봄’을 들려줬고 ‘다시 만납시다’를 마지막으로 40분가량의 공연을 마무리했다. 취주악단의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응원단은 한반도기를 흔들고 어깨춤을 추거나 박수를 치면서 흥을 돋웠다.
공연을 관람한 군민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주민 유금옥 씨(61·여)는 “예쁘게 생긴 응원단이 우리를 위해 공연을 펼쳐서 너무 즐거웠다. 낯익은 노래들을 연주해 줘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순선 인제군수는 “북한 응원단이 우리 군에 머물게 된 것은 뜻밖의 일이면서도 의미 있는 일이다. 깜짝 공연으로 준비됐지만 군민의 관심과 성원으로 남북 화합의 한마당이 마련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북한의 회양군과 인접한 접경지 인제군은 6.25전쟁 이전에는 북한 땅이었다. 1945년 해방과 함께 남과 북이 38선을 경계로 갈라졌을 때 38선 이북의 인제읍과 북면 서화면 기린면 등이 북한 땅으로 남아 있다가 6·25전쟁 때 수복됐다.
한편 북한 응원단은 24일 오후 4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원주시민을 위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