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강원 평창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여자 10km(좌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독일의 안드레아 에스카우(47)는 겸손하게 우승소감을 밝혔다. 지천명(知天命)이 얼마 안 남은 노장이지만 평창 겨울패럴림픽에서 그가 거두고 있는 성적은 화려하다. 금메달을 포함해 크로스컨트리 여자 12km(좌식), 1.1km 스프린트(좌식)에서 은메달 2개를 땄다. 지금까지 출전한 4개 종목 중 3개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에스카우는 ‘레전드’의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패럴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 수는 총 7개. 여름 대회에서 4개(핸드바이크), 겨울 대회에서 3개다. 여름, 겨울 대회를 오가며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선수는 알파인스키, 육상에서 1980~2006년 총 19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독일의 레인하일드 뮐러(62)가 유일할 정도로 희귀한 기록이다. 앞으로 소치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크로스컨트리 5km(좌식) 등이 남아 더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걸 확률도 있다.
에스카우는 20년 전인 1998년 자전거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심리학자인 그는 스스로의 멘털을 다잡고 재활을 위해 핸드바이크를 시작했다. ‘최선을 다 하지 않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다고 착각 한다’는 좌우명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해 내친김에 엘리트선수까지 됐다.
흥미로운 점은 에스카우가 나이가 들수록 더 힘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핸드바이크 종목에 출전해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건 에스카우는 2011년 세계대회에서 휠체어마라톤 세계신기록을 8초나 앞당기기도 했다. 한국나이로 마흔이던 2010년 겨울 패럴림픽에 도전한 그는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 두개를 목에 걸며 겨울종목 정복에도 성공했다.
그가 밝힌 나이가 들수록 힘을 내는 비결은 단순하다. “젊은 선수들보다 나이가 있다보니 매사 덜 흥분하고 차분히 경기에 임하고 있다.” 아직 뮐러와의 격차는 크지만 그의 메달레이스가 자꾸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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