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신의현, 평창패럴림픽 톱5 뽑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2일 03시 00분


IPC 최고 메달리스트 5명에 포함
크로스컨트리 7.5km 한국 첫 금메달
“안방대회 가장 성공한 선수” 소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홈페이지에 게재된 한국 신의현의 금메달 세리머니. 17일 크로스컨트리 7.5km에서 금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들고 포효하고 있는 장면. 사진 출처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홈페이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홈페이지에 게재된 한국 신의현의 금메달 세리머니. 17일 크로스컨트리 7.5km에서 금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들고 포효하고 있는 장면. 사진 출처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홈페이지
‘5전 6기’의 사나이 한국 장애인스키 간판 신의현(38·창성건설)이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뽑은 평창 겨울패럴림픽 ‘톱 5 메달리스트’에 선정됐다. IPC는 21일 홈페이지에 이번 대회 금메달리스트 80명을 포함한 241명의 메달리스트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 5명(단체 포함)을 소개했다. 신의현이 17일 크로스컨트리 7.5km에서 1위에 오른 직후 왼손에 태극기를 든 채 설원에서 포효하고 있는 사진이 해당 코너의 메인사진으로 함께 게재됐다. IPC는 “신의현은 한국 유일의 금메달리스트이며 안방 대회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라고 소개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가 보여준 레이스는 그만큼 극적이었다. 신의현은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의 7개 세부 종목에 출전해 63km가량을 달렸다.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그는 끝까지 투지를 불살랐다. 신의현은 10일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했던 바이애슬론 7.5km에서 사격 실수로 5위로 레이스를 마쳤고, 하루 뒤 크로스컨트리 15km(좌식)에서 첫 메달(동)을 땄지만 레이스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금메달을 따서 꼭 시상식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게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번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고 했다. 결국 6번째 레이스였던 크로스컨트리 7.5km에서 꿈을 이뤘다. “전쟁터에 나간 심정으로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뛰었다”는 그는 이날 한국 패럴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영광입니다. 어렵게 딴 금메달이라 그만큼 더 소중하네요. 저도 해냈는데 다른 분들도 저를 보며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으면 합니다.”

IPC 톱 5 메달리스트에 들었다는 소식에 신의현은 21일 다시 한번 평창 패럴림픽을 돌이켜봤다. 그는 “대회 직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대단하다. 자랑스럽다’고 칭찬해 쑥스러웠다. 하지만 큰일을 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신의현은 “전 종목(7개 종목)에 참여하며 장애인 스포츠도 비장애인 스포츠 못지않게 힘들 뿐 아니라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IPC는 평창 겨울패럴림픽 종합 1위에 오른 미국 팀과 알파인스키 시각장애 부문에서 4관왕에 오른 헨리에타 파르카쇼바(슬로바키아), 겨울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한 중국 휠체어컬링, 대회 5연패를 달성한 크로스컨트리 시각장애 부문의 브라이언 매키버(캐나다)도 신의현과 함께 눈길이 가는 메달리스트로 선정했다.

경기 막판에 터진 결승골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은 뒤 빙판 위에 대형 태극기를 펼치고 관중과 눈물로 애국가를 불렀던 17일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팀의 동메달 결정전은 IPC가 꼽은 평창 패럴림픽 명장면 ‘톱 5’에 선정됐다. 암 수술 후 2개월 만에 출전해 여자 스노보드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의 비비안 멘털스페이, 중국의 휠체어컬링과 브라이언 매키버의 금메달 획득 순간, 스위스의 테오 그무어가 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해 알파인스키 3관왕을 차지하는 순간 등이 꼽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평창 겨울패럴림픽#신의현#크로스컨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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