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3분42초44… 경영 첫날 첫 금메달
“도핑 회피 의혹” 따가운 시선에도 일찌감치 광주 도착해 적응훈련
결선 200m 지점부터 선두 지켜… 시즌 자신 최고기록 갈아치워
“그동안 부담 컸다” 눈물까지
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28)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사상 첫 자유형 400m 4연패에 성공했다.
쑨양은 21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44를 기록해 2013, 2015, 2017년에 이어 이 종목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호주의 맥 호턴(3분43초17), 동메달은 이탈리아의 가브리엘레 데티(3분43초23)가 차지했다. 4연패 달성에 성공한 뒤 쑨양은 손가락으로 숫자 ‘4’를 만들어 보이며 두 손으로 물을 내려치는 세리머니를 하는 등 격한 기쁨을 표현했다.
한때 ‘마린보이’ 박태환(30·인천시청)과 선의의 경쟁을 벌여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쑨양이 이날 결선을 위해 경기장에 등장하자 중국 팬뿐 아니라 경기장을 찾은 국내 관중도 큰 박수로 그를 맞았다. 결선에서 ‘최강’의 상징인 4번 레인에 선 쑨양은 레이스 초반 50m에서 5위를 기록한 뒤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절반 지점인 200m에서 처음 1위로 올라선 쑨양은 이후 계속 1위를 지키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자신의 시즌 베스트 기록(종전 3분42초75)이었다.
쑨양은 이날 첫 경기를 치르기 직전까지 적잖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지난해 9월 도핑 검사관이 쑨양의 집에 방문했을 당시 혈액이 담긴 샘플을 망치로 훼손해 도핑을 의도적으로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이번 대회에서 다시 이 문제가 이슈가 됐다. 쑨양을 향한 주위의 시선도 따갑기만 했다. 미국, 호주 선수단은 최근 열린 기자회견에서 쑨양을 비판했다.
쑨양도 이를 의식한 듯했다. 이번 대회 경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쑨양은 “사상 첫 4연패에 성공해 기쁘다”면서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벌어졌다”며 뒤돌아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감정을 추스른 쑨양은 “중국에 유망주들이 많고 두각을 드러내길 바라고 있다. 세계대회 등에서 쏟아질 관심, 이에 따르는 부담을 극복할 정신과 힘을 베테랑으로서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상식 때 기념사진을 거절하며 쑨양에 대한 나쁜 감정을 드러낸 호턴에 대해 그는 “나를 존중하지 않아도 좋지만 중국에 대한 존중은 필요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007년 국제무대에 데뷔한 쑨양은 그를 향한 관심, 부담을 극복하고 10여 년간 세계 최정상을 유지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신이 세계기록(14분31초02)을 갖고 있는 자유형 1500m까지 포기하며 400m 타이틀 방어에 다 걸었다. 쑨양은 남은 200m, 800m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같은 날 열린 여자 자유형 400m 4연패에 도전한 미국의 케이티 러데키(22·3분59초97)는 호주의 아리안 티트머스(19·3분58초76·사진)에게 우승을 내줬다. 사상 첫 같은 여자 종목 4연패를 노린 러데키는 19세 소녀의 벽에 막혀 은메달에 머물렀다.
2개 대회 연속 7관왕에 도전하는 케일럽 드레슬(23·미국)은 접영 50m에서 대회기록(22초57)을 세우며 결선에 올랐다. 남자 평영 100m 준결선에 나선 영국의 애덤 피티(25)는 이날 대회 첫 세계기록(56초88)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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