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영연맹(FINA)이 2019 광주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딴 쑨양(중국)과의 대면을 고의로 회피한 맥 호튼(호주)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FINA는 23일(한국시간) “맥 호튼에게 경고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말할 자유는 존중하지만 이는 옳은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호튼은 지난 21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400m 결승에서 쑨양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호튼은 이후 시상식에서 쑨양과 거리를 뒀다.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쑨양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세 명의 메달리스트가 함께 찍는 기념사진조차 거절했다. 하지만 동메달리스트인 가브리엘 데티(이탈리아)와는 환한 얼굴로 어깨동무를 한 채 사진을 남겼다.
호튼은 쑨양의 금지약물 이력을 내내 문제 삼고 있다. 돌발 행동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쑨양은 2014년 5월 중국반도핑기구(CHINADA)의 도핑 테스트에서 트리메타지딘 양성반응을 보여 3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도핑 검사관이 집을 방문했을 때 혈액이 담겨있던 샘플을 망치로 훼손해 테스트를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판결을 앞두고 있다.
선수들은 쑨양이 아닌 호튼의 편에 서는 분위기다. AP통신에 따르면 문제의 시상식을 마친 호튼이 선수촌 식당에 들어서자 모여있던 선수들이 박수를 보냈다.
미국 여자 평영 선수 릴리 킹은 “선수들이 단합해 호튼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은 멋진 일”이라며 “FINA가 나서지 않으면 선수들이 스스로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호주의 미치 라킨은 “내 생각엔 99%의 선수들이 호튼의 편이다. 호튼은 혼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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