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을 염원했는데 국민들의 응원 덕에 목표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한국 남자 수구대표팀이 23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수구 15, 16위 결정전에서 뉴질랜드에 17-16(3-3, 2-2, 4-5, 3-2<5-4>)으로 승리를 거뒀다. 개최국 자격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한 대표팀은 마지막 경기에서 사상 첫 승을 기록하며 1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조별리그를 포함해 각각 4전 전패한 두 팀 모두 1승을 향한 의지는 강했다. 맥이 빠질 수도 있는 ‘꼴찌 결정전’이지만 4피리어드까지 32분 동안 피를 말리는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한국은 11-12로 뒤진 경기 종료 32초 전 권영균의 슛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뉴질랜드가 만든 1대 1 기회를 골키퍼 이진우가 막아내며 정규 경기를 마쳤다. 극적으로 얻어낸 승부던지기에서 한국은 5명 모두 골을 넣었고, 뉴질랜드는 두 번째 슈터 니콜라스 스탄코비치의 슛이 이진우에 막혔다. 극적인 동점골의 주인공 권영균은 마지막 슈터로 골을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첫 승의 기쁨을 표현했다. 대표팀 경기를 응원하러 온 김정숙 여사를 포함한 한국 관중들도 큰 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경기 후 대표팀 주장 이선욱은 “이 승리가 꿈나무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골키퍼 이진우는 승부던지기 선방 상황에 대해 “상대의 눈을 봤는데 흔들리는 눈동자가 내 오른쪽을 보는 것 같아 그쪽으로 몸을 날렸다”고 해 좌중을 웃게 했다. 대표팀을 지도해 온 이승재 감독은 “카자흐스탄이나 일본은 아시아 국가라도 세계적인 기량을 갖췄다. 우리도 지원을 받아 전지훈련 등을 경험하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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