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200m 2위 쑨양, 1위 실격으로 금메달…시상식에선 굴욕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3일 2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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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양(중국)에게 행운이 따르고 있다.

쑨양은 23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93을 기록했다.

8명이 치른 결승전에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이는 쑨양이 아닌 다나스 랍시스(리투아니아)였다. 랍시스는 1분44초69로 쑨양에 앞서 레이스를 마쳤다.

전광판을 응시하던 랍시스는 1위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새 챔피언의 탄생은 1분도 안 돼 없던 일이 됐다. 재공지된 순위에서 랍시스의 이름 옆에 실격을 의미하는 DSQ(Disqualified)가 표기됐다. 장내 아나운서는 랍시스가 부정 출발로 실격됐다고 설명했다.

규정에 따라 랍시스가 순위표에서 제외되면서 금메달은 2위로 골인한 쑨양에게 돌아갔다. 2017 부다페스트 대회에 이은 2연패이자 이번 대회 2관왕(자유형 200m·400m)이다.

쑨양은 랍시스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빠져나간 풀에 혼자 남아 손으로 물을 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중국팬들은 바뀐 순위에 환호성을 지른 반면, 다른 국가팬들과 선수들은 쑨양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쑨양은 초반에 힘을 비축한 뒤 후반에 승부를 보는 전략을 택했다. 50m 구간을 8명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24초97로 돌면서 경쟁자들의 추이를 파악했다.

100m 구간까지도 쑨양은 속도를 올리지 않았다. 51초73으로 반환점을 돌 때 순위는 6위였다. 선두 클라이드 루이스(호주)와 딱 1초차였다.

탐색전을 마친 쑨양은 본격적으로 체력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빠른 페이스로 줄줄이 앞선 선수들을 제치면서 마지막 50m를 앞두고 1위로 올라섰다.

랍시스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랍시스와 쑨양은 육안으로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나란히 골인했다. 하지만 랍시스의 실격으로 금메달은 쑨양의 몫이 됐다.

은메달은 세 번째로 들어온 마츠모토 가츠히로(일본)가 차지했다. 기록은 1분45초22. 마틴 말유틴(러시아)과 던컨 스콧(영국)은 1분45초63으로 공동 동메달을 가져갔다.

4연패를 노리던 케이티 레데키(미국)가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기권한 여자 1500m 자유형에서는 시모나 콰다렐라(이탈리아)가 새 챔피언이 됐다.

콰다렐라는 15분40초89로 경쟁자들을 뒤로 뒀다. 150m 구간에서 1위로 치고 나간 뒤 한 번도 순위를 빼앗기지 않았다. 선수석에 있던 이탈리아 동료들은 시상식 때 국가가 흐르자 박수로 박자를 맞추는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사라 쾰러(독일)가 15분48초83으로 뒤를 이었고, 양젠자허(중국)가 15분51초00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여자 배영 100m에서는 부다페스트 대회 우승자인 카일리 마스(캐나다)가 타이틀을 사수했다. 58초60으로 호주의 미나 애서튼(58초85)을 0.25초차로 따돌렸다. 올리비아 스몰리가(미국)가 58초91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중국 쉬자이는 52초43으로 남자 배영 100m 패권을 거머쥐었다. 마스와 마찬가지로 2연패다. 쉬자이는 50m까지 3위에 머물렀지만 막판 스퍼트로 메달색을 바꿨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쉬자이를 뿌리치고 금메달을 따냈던 라이언 머피(미국)는 52초78로 4위에 머물렀다.

릴리 킹(미국)도 두 대회 연속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여자 평영 100m에서 1분04초93으로 시상대를 정복했다. 세계기록 보유자답게 시종일관 레이스를 주도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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