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 1위 부정출발로 머쓱하게 대회 2관왕 오른 쑨양
공동3위 영국 스콧에 외면당해 야유-박수 뒤섞여 한동안 어수선
운 좋게 2관왕이 됐지만 이번에도 다른 선수에게 외면받았다.
중국의 쑨양(28)이 23일 열린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200m 결선에서 1분44초93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1일 자유형 400m에서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획득한 쑨양은 2번째 출전한 종목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통산 11번째 금메달이다.
다소 행운이 따른 우승이었다. 당초 쑨양은 리투아니아의 다나스 랍시스(24·1분44초69)에 이어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하지만 레이스가 끝난 뒤 부정출발이 확인된 랍시스가 실격 처분을 받으면서 1위 주인도 바뀌었다. 은메달은 일본의 마쓰모토 가쓰히로(22·1분45초22), 동메달은 러시아의 마르틴 말류틴(20), 영국의 덩컨 스콧(22·이상 1분45초63)이 공동으로 차지했다.
하지만 쑨양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설 때마다 논란도 커지고 있다. 금지약물 선수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 발언으로 쑨양과 앙숙이 된 맥 호턴(23·호주)은 21일 자유형 4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 단상에 오르지도 않고 쑨양과의 기념촬영도 거부했다. 여기에 23일 동메달을 목에 건 스콧도 시상대까지는 올랐지만 기념촬영을 거부하며 쑨양의 우승을 사실상 보이콧했다. 말류틴까지 시상대 아래에서 진행된 기념촬영에서 빠지며 금, 은메달리스트 둘만 포즈를 취하는 기이한 장면이 연출됐다.
관중석에서는 쑨양을 향한 야유와 스콧을 향한 환호성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쑨양을 향해 “힘내라”고 외치는 중국 관중의 함성까지 뒤섞여 장내는 한동안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남자 평영 50m 준결선 레이스를 마친 영국의 평영 황제 애덤 피티(25)는 스콧의 행동에 대해 “옳은 일을 했다”며 힘을 실어줬다.
이날 오전에 열린 자유형 예선 800m에서 7분48초12를 기록하며 8위로 결선에 오른 쑨양은 24일 3관왕에 도전한다. 쑨양이 다시 시상대에 서면 ‘쑨양 보이콧’에 동참하는 선수들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하이다이빙에서는 리애넌 이플런드(호주)가 여자부 2연패를 달성했다. 전날 1, 2차 시기에서 132.95점으로 5위에 그쳤던 이플런드는 이날 마지막 시기에서 난이도 3.8의 고난도 동작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등 3, 4차 시기에서 165.10점을 추가해 합계 298.05점을 만들며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전날까지 1위였던 아드리아나 히메네스(멕시코)는 2위로 밀리며 2개 대회 연속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여자 자유형 1500m에서는 이탈리아의 시모나 콰다렐라(21)가 우승했다. 미국의 ‘수영 여제’ 케이티 러데키(22)는 전날 예선에서 전체 1위를 했지만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기권했다. 러데키는 자유형 200m 예선에도 나서지 않았다.
한편 국가명이 빠진 유니폼 등 국가대표 선수단에 제대로 된 용품을 지급하지 않아 논란을 빚은 대한수영연맹은 이날 “국가대표 선수단 용품 지급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켜 깊이 반성한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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