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수영 전설 돈 프레이저가 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을 ‘약물 사기꾼’이라 지칭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24일(한국시간) 더 오스트레일리안 등 외신에 따르면 프레이저는 호주 방송 ‘더 투데이 쇼’에 출연해 “국제수영연맹(FINA)은 쑨양이 이번 세계선수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서는 안됐다. 쑨양은 약물 사기꾼이고 우리 모두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선 23일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쑨양은 금메달을 차지했다. 레이스는 2위로 마쳤지만 1위로 들어온 리투아니아의 다나스 랩시스가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해 행운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일본의 마츠모토 카츠히로, 동메달은 영국의 던컨 스캇과 러시아의 마틴 말유틴이 공동으로 수상했다.
이후 시상식에서 쑨양과 스캇이 충돌했다. 스캇은 쑨양과의 악수 및 사진 촬영을 거부했고, 이에 흥분한 쑨양은 스캇에게 거칠게 항의하며 소리를 쳤다.
지난 21일 남자 자유형 400m 시상식에서 호주의 맥 호튼이 보여줬던 모습과 흡사했다. 호튼은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쑨양과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것을 거부했다.
쑨양은 이번 대회 도핑 논란 중심에 있다. 지난 2014년 5월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와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던 쑨양은 지난해 9월 도핑테스트에 응하지 않고 혈액 샘플이 담긴 유리병을 훼손해 논란이 됐다.
FINA는 쑨양에게 ‘경고 조치’를 했지만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실효성 없는 조치라며 반발, FINA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하지만 CAS의 결론이 오는 9월에서야 나오게 되며 쑨양은 이번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었다.
호튼, 스캇 등은 쑨양의 도핑 의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다른 선수들도 호튼과 스캇을 지지하며 쑨양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4개 따낸 전설적인 수영 선수 프레이저도 가세했다. 프레이저는 1956 멜버른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1960 로마와 1964 도쿄 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 1개씩을 차지한 수영 스타다.
프레이저는 “왜 쑨양의 참가를 허락해서 깨끗한 경쟁을 원하는 선수들이 ‘약물 사기꾼’과 경기를 하도록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나는 호튼과 스캇을 모두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상대에서 쑨양이 스캇을 향해 화를 냈던 행동에 대해서 프레이저는 “매우 역겨운 행동이었다. 그런 행동은 스포츠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한편 쑨양은 이날 오후 남자 자유형 800m 결승에 출전,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쑨양의 메달 획득 여부와 메달리스트들이 올라갈 시상대에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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