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사용 의혹을 받고 있는 쑨양(중국)과의 대면을 피한 던컨 스콧(영국)과 이를 참지 못하고 비하 발언을 내뱉은 쑨양이 모두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FINA는 24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 벌어진 상황으로 쑨양과 스콧에게 경고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FINA 규정 C 12.1.3.에 의거한 조치다.
23일 자유형 200m 공동 3위에 오른 스콧은 금메달을 딴 쑨양과의 악수를 거부했다. 지난해 9월 도핑 검사관이 집을 방문했을 때 쑨양 측이 혈액이 담겨있는 샘플을 망치로 훼손해 테스트를 회피한 점에 대한 불만의 표시다. 아직 진상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다른 국가 선수들은 쑨양이 약물을 사용했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자유형 400m에서 맥 호튼(호주)이 그랬던 것처럼 스콧은 뒷짐을 진 채 쑨양을 철저히 외면했다. 쑨양은 스콧의 대응에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때 쑨양이 외친 말은 “패배자(loser)”라고 알려졌다.
FINA는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스콧과 격분한 쑨양 둘 다 제재했다. 이번 대회 들어 이른바 ‘쑨양 패싱’으로 FINA의 경고를 받은 선수는 호튼을 포함해 3명으로 늘었다.
FINA의 경고장 남발과는 별개로 이런 현상은 대회 내내 계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스콧이 쑨양을 외면하고 시상식장을 빠져나가자 다른 국가 선수들은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스콧은 “쑨양이 우리의 스포츠를 존중하지 않는데 왜 우리가 그를 존중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이런 일들이 다른 이벤트에서도 벌어지길 바란다”며 동료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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