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전광판 ‘WR’ 보고 오묘한 표정
“못 믿겠다” 실감난 듯 환호성… 14세 때부터 접영에 승부 걸어
쑨양 자유형 800m 6위에 그쳐, 펠레그리니 자유형 200m 4번째 金
남자 접영 200m 결선에서 헝가리의 밀라크 크리슈토프가 터치패드를 찍은 순간 그의 기록 옆에는 세계신기록을 의미하는 ‘WR’ 표시가 떴다. 전광판을 확인한 밀라크는 놀람 반 기쁨 반의 표정을 지었다. 그와 함께 선의의 경쟁을 벌인 동료들은 그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하며 축하했다. 왕좌에 올랐다는 사실을 조금 실감한 듯 밀라크는 두 팔을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밀라크가 24일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접영 200m 결선에서 1분50초73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기록은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세운 1분51초51을 10년 만에 갈아 치운 것이다. 전신수영복이 허용되던 시절 작성된 세계기록으로, 전신수영복이 금지된 이후 수많은 선수들이 기록을 세우려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해왔다.
밀라크의 신기록은 초반부터 예견됐다. 그는 첫 50m를 24초66에 돌파했는데, 이는 2009년 펠프스의 24초76보다 0초1 빠른 기록이다. 50m 지점부터 전광판에 뜬 세계기록보다 ‘빠른 기록’을 의미하는 녹색 박스 안의 흰색 숫자는 이후 50m마다 이어졌다. 은메달은 1분53초86을 기록한 일본의 세토 다이야, 동메달은 1분54초15를 마크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채드 르클로에게 돌아갔다.
경기 후 밀라크는 “믿을 수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펠프스의 기록을 깬 데 대해 “펠프스의 경기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부터 봤는데 화질이 그리 좋지 않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웃었다. 이어서 “14세부터 접영 한 종목에 집중했는데, 남은 남자 접영 100m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은 대회 3관왕에 실패했다.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우승한 쑨양은 이날 남자 자유형 800m 결선에 나섰지만 7분45초01로 6위에 그쳤다. 쑨양이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그가 출전한 종목의 시상식대에서 벌어진 논란의 장면들은 발생하지 않았다. 금메달은 7분39초27을 기록한 이탈리아의 그레고리오 팔트리니에리가 차지했다.
페데리카 펠레그리니(이탈리아)는 여자 자유형 200m에서 1분54초22로 우승하며 통산 네 번째 우승 및 8회 연속 메달 획득(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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