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병원에 문제 없는지 수차례 확인”… 병원측 “도핑에 걸리는지 몰랐다”
국제수영연맹 2월 27일 청문회… 亞경기 메달 박탈에 선수생명 위기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박태환 선수(26)가 지난해 9월 열린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직전에 금지 약물이 들어 있는 주사제를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 선수는 도핑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이 나오자 당시 병원 측의 실수라며 해당 병원을 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두봉)는 박 선수가 지난해 7월 말 서울 중구의 한 병원에서 신체검사 결과 낮게 나온 남성호르몬 수치를 높이고자 세계반도핑기구(WADA) 등에서 금지 약물로 지정한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들어 있는 ‘네비도(NEBIDO)’ 주사제를 맞았다고 27일 밝혔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따르면 네비도 주사는 근육 강화 효과 성분이 포함된 남성호르몬제로 분류되며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경기 기간뿐만 아니라 경기 기간 외에도 사용이 금지돼 있다. 최악의 경우 박 선수가 아시아경기에서 받은 메달 박탈은 물론이고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선수는 “주사를 맞은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네비도인지 몰랐고, 주사를 맞기 전에 병원 측에 수차례 문제가 없는지 확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병원 측은 “투약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도핑에 걸리는지 몰랐다. 나는 도핑 전문가도 아니고 박 선수 측에서 주의를 했어야 하는 부분이 아니냐”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주 박 선수와 병원 측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고 23일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진료 기록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다음 달 27일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 반도핑위원회 청문회 전에 병원 관계자에 대한 사법 처리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박 선수는 지난해 10월 말 FINA로부터 금지 약물 양성반응을 최종 통보받았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 관계자는 “테스토스테론이 문제가 될 경우 최소 2년의 자격 정지 징계를 받는다”며 “테스토스테론도 여러 가지 물질이 존재하는데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이 검출됐거나 두 차례 이상 같은 약물 투약 위반에 걸렸을 경우 최소 4년의 자격 정지 이상 영구 제명의 징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태환은 다음 달 열릴 FINA 청문회에서 도핑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메이저리그 스타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도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함유된 크림을 발라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인 211경기 출장 금지 조치를 당했다. 세계적인 단거리 스프린터 미국의 저스틴 게이틀린은 2006년 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으로 4년간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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