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병원장과의 대화 녹음파일 확보… ‘금지 약물 몰랐다’ 朴주장에 무게
병원장 ‘업무상 과실치상’ 기소 방침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박태환 선수(26·사진)의 금지약물 투약 논란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 선수의 결백을 뒷받침하는 주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두봉)는 박 선수에게 약물을 투약한 과실 책임을 물어 서울 중구 T병원 김모 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말경 박 선수가 ‘네비도(NEBIDO)’ 주사제 투약에 대해 김 원장에게 항의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최근 확보했다. 녹음 파일에는 박 선수가 같은 달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금지약물 ‘테스토스테론’ 양성 판정 결과를 통보받은 직후 T병원을 찾아가 김 원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박 선수는 이 자리에서 “이게 무슨 일이냐. 문제가 없는 주사약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강하게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녹음 파일에 담긴 대화 내용과 정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네비도인지 모른 채 남성 호르몬 수치를 높이는 약인 줄로만 알고 (주사를) 맞았다”는 박 선수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약물 투약 논란이 송사로 번지기 훨씬 전에 나눈 대화여서 내용에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 선수는 지난달 20일 김 원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다만 검찰은 김 원장이 도핑테스트에서 문제가 될 것을 예상하고도 박 선수에게 네비도를 투약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상해가 아닌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실제로 박 선수는 김 원장으로부터 2013년 말에도 네비도를 맞았지만 지난해 초 실시된 도핑테스트에서는 양성 판정을 받지 않았다. 이런 정황을 고려했을 때 “도핑테스트에서 걸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7월 네비도를 한 차례 더 투약했다”는 김 원장의 주장도 납득할 만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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