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민, 마의 3구간서 페이스 뚝… 베트코프에게 옐로 저지 넘겨
동료 도움 못받았지만 “내가 부족”
도로 사이클 대회는 개인 경기이면서 동시에 팀 스포츠다. 앞에서 바람을 막아주고, 상대 선수의 견제를 방어하는 팀 동료들 없이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최형민(28·금산인삼첼로)도 그랬다.
1, 2구간 연속 개인 종합 1위를 차지했던 최형민이 ‘마의 3구간’을 넘지 못하며 ‘옐로 저지’(종합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를 지켜내지 못했다.
최형민은 1일 경북 영주시민운동장을 출발해 강원 정선종합경기장까지 192.4km를 달린 ‘투르 드 코리아 2018’ 3구간 레이스에서 30위(5시간13분48초)로 골인했다. 5시간5분51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세르게이 베트코프(유나이티드헬스케어)에게 7분57초나 뒤졌다. 옐로 저지는 3구간까지 합계 14시간23분26초를 기록한 베트코프에게 돌아갔다.
레이스 전만 해도 최형민의 수성에 힘이 실렸다. 이날 레이스는 험난한 산악 구간에서 펼쳐졌는데, 최형민은 한국 선수를 통틀어 가장 산악 구간에 강점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이다.
최형민은 레이스 중반까지 펠로톤(메인 그룹)에 머물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이날 코스의 마지막이자 가장 높은 아랫재(해발고도 856m)에서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졌다. 베트코프를 비롯한 선두 그룹이 힘차게 치고 나갔지만 최형민은 전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선두 그룹과의 차이는 점점 벌어졌다. 종합 순위는 26위까지 떨어져 남은 대회에서 옐로 저지를 되찾아 오는 것도 사실상 힘들어졌다.
정태윤 본보 객원해설위원(서울시사이클협회 부회장)은 “옐로 저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본인도 강해야 하지만 팀이 강해야 한다. 형민이가 오늘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최형민은 이날 팀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지 못했다. 소속 팀 금산인삼첼로는 선수들이 어린 데다 그나마 전날 한 명이 실격해 최형민을 포함해 4명밖에 뛰지 못했다. 상위권 팀들이 경기 후반 3∼5명씩 함께 작전을 구사할 때 최형민은 홀로 이를 감내해야 했다. 그래도 최형민은 “우리 팀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 이상으로 나를 도왔다. 결국은 내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공효석(32·의정부시청)이 24위에 자리했다.
▼ 코스 짧은 4구간 마지막 승부처… “밀리면 끝장” 초반부터 스피드 ▼
도로 사이클 대회 코스치고는 137.0km로 거리가 짧은 편이다. 코스가 짧은 만큼 선수들이 초반부터 스피드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내에서 펼쳐지는 최종 5구간은 사실상 변별력이 없다. 이 때문에 모든 선수가 4구간을 마지막 승부처라고 생각할 것이다. 남은 에너지를 모두 쏟아붓는 이런 레이스에서는 조금만 방심해도 뒤로 처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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