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코리아’ 열전 5일 마무리
차칸티, 역전 허용 않고 환호성… 최형민 9위-민경호 10위 역주
베테랑 공백 주최국 체면 살려
‘옐로 저지’(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는 외국 선수가 가져갔다. 하지만 5명의 한국 선수가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유일의 국제사이클연맹(UCI) 도로 사이틀 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9’가 16일 닷새간 이어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13회째를 맞는 올해 대회는 전북 군산에서 출발해 천안∼단양∼삼척∼고성을 거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까지 총 605.2km를 달렸다. 특히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출발하는 코스(2구간)를 도입해 의미를 더했다.
영예의 개인 종합 우승은 필리포 차칸티(24·이탈리아)가 차지했다. 3구간부터 선두로 뛰어오른 차칸티는 4구간과 5구간에서도 페이스를 유지하며 13시간35분38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그의 소속팀 니포비니 판티니는 팀 종합 우승까지 차지하며 프로 콘티넨털 팀의 저력을 과시했다.
2년 전인 2017년 대회에서 민경호(23·서울시청)의 깜짝 우승으로 ‘옐로 저지’를 가져왔던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주최국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지난해에 비해선 나아졌다. 작년 한국 선수 중 최고 순위는 공효석(33·LX)의 25위였다. 하지만 올해는 최형민(30·금산인삼첼로)과 민경호가 각각 9위와 10위에 올랐다. 이 밖에 박상홍(30·LX)이 12위, 공효석이 19위, 함석현(27·가평군청)이 20위에 자리했다.
김성주 본보 객원해설위원(전 대한자전거연맹 부회장)은 “현재 한국 도로 사이클은 세대교체 중이다. 박성백이나 서준용과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제대로 된 팀 전략을 구사하지 못했다. 대회 위상에 걸맞게 젊은 선수들이 빨리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팀들끼리의 내부 경쟁이 치열해진 게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예전에는 소속 팀이 달라도 한국 선수들끼리 뭉쳐 해외 팀들을 견제했지만 요즘은 모든 팀이 우승을 노린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전 일정을 유튜브로 생중계한 이경훈 해설위원은 “몇 해 전과 비교하면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문에 서로를 견제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제임스 오람(26·미첼턴)이 레드 폴카 닷 저지(산악왕에게 주어지는 빨간 물방울 셔츠)를 입었다. 권순영(26·KSPO)과 최형민은 각각 산악왕 포인트 2위와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유세프 레기기(29·트렝가누)가 블루 저지(스프린트 1위에게 주어지는 파란색 셔츠), 코빈 스트롱(19·세인트조지)이 화이트 저지(23세 미만 최고 라이더에게 주어지는 하얀색 셔츠)의 주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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