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꽝. 앉아 있는 것도 힘듦.’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16일 인천 스카이72골프클럽 하늘코스(파72)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한 지인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다.
13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14일 금의환향한 그는 인터뷰, 방송 출연까지 겹쳐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이날 대회에 출전했다. 귀국 후 이틀 동안 전인지의 평균 수면 시간은 시차 탓에 4시간도 안 됐다. 경기 당일에도 오전 4시에 눈이 떠졌는데 미국 시간으로 저녁이라 배가 고팠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눈꺼풀은 무겁고 발은 천근만근이었지만 그래도 전인지는 이날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 43위로 마치는 저력을 보였다. 4언더파 68타로 끝낸 윤채영(한화), 박세영(토니몰리), 이시온, 정예나 등 공동 선두와는 4타 차.
경기 후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전인지는 “굉장히 힘들어 나도 모르게 발이 끌려 넘어질 뻔했다. 몸이 내 마음대로 안 움직이는 느낌이라 생각지도 못한 샷이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응원하는 많은 팬 덕분에 즐겁게 플레이했다. 스타트를 잘한 것 같으니 몸 관리 잘해서 남은 사흘 동안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KLPGA투어 상금 선두인 전인지는 시즌 3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인 이정민(23·비씨카드), 고진영(20·넵스)과 같은 조에서 맞붙었다. 전인지와 함께 US여자오픈에 출전했다 돌아온 이정민은 2오버파 74타의 스코어를 남긴 뒤 “시차 극복을 위해 많이 뛰고 훈련도 더 했지만 초점이 안 맞는 카메라처럼 플레이했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지난주 KLPGA투어 용평리조트오픈에서 시즌 3번째 트로피를 안은 고진영은 2언더파 70타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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