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22·사진)는 ‘미스 메이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지난해 한국과 일본, 미국 투어를 넘나들며 올린 8승 가운데 5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기 때문이다. 단일 시즌 최초로 한미일 3대 투어 메이저 대회 동시 석권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전인지에게 ‘큰 무대’에서 유독 강한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잘 모르겠다. 나 역시 신기할 따름이다”라며 웃기도 했다.
그랬던 전인지가 다시 한 번 메이저 사냥의 기회를 잡았다. 전인지는 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한 그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공동 2위가 됐다. 18번홀 이글에 힘입어 단독 선두로 마친 렉시 톰프슨(미국)과는 1타 차다.
이날 전인지는 79%의 페어웨이 안착률과 89%의 그린 적중률로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지만 퍼팅 수가 30개까지 치솟은 게 아쉬웠다.
허리 부상으로 지난 3개 대회를 불참한 전인지는 한 달 만의 복귀 무대에서 우승 경쟁에 뛰어들어 4일 오전 리디아 고와 같은 조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다. 고려대 선후배인 세계 랭킹 9위 전인지와 세계 1위 리디아 고의 동반 라운드는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 이후 처음이다. 전인지는 “많은 팬 앞에서 경기하는 게 즐겁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이 전통에 따라 18번홀 그린 옆 연못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나 역시 꼭 한 번 뛰어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18세 4개월)이 됐던 리디아 고는 지난주 KIA클래식에 이은 2주 연속 우승이자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 통산 메이저 2승 기록을 노리고 있다.
국내 장타 여왕 박성현은 선두에게 3타 뒤진 공동 7위로 3라운드를 끝냈다. 지난해 일본 투어를 평정한 이보미는 공동 16위. 이날 3타를 잃은 장하나는 공동 33위까지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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