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내 인생의 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밝혔다.
전인지는 18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470야드)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제 앞에 주어진 것들에 최선을 다하면서 제 꽃을 피우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공동 13위로 마친 전인지는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었다. 그 목표를 이뤘다”며 “다음에 또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금메달을 꼭 걸어보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면서 다음 목표로 올림픽 금메달을 꼽았다.
전인지는 우승 소감에 대해 “부상 이후 스스로 굉장히 부정적인 사이클에 빠져 있었다. 어떻게 헤어나와야지 모르는 시간들도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가족과 코치님, 팀원 모두가 많이 이끌어주고 도와줬다. 어려움을 이겨내니 에비앙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에 임하면서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기다려왔던 우승이라 정말 부담이 됐다. 19언더파가 타이기록이라는 걸 알고 시작했다. 그래서 코스와 나의 경기라는 생각을 하면서 경기를 했다”며 “잘 해서 다른 기록을 또 하나 만들고 싶었다. 스스로 좀 차분해지려 노력했다. 부담감을 내 스타일로 나름 소화하려 했다”고 회상했다.
전인지는 언제 우승을 예감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런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 18번홀 써드 샷을 그린에 올리고 파 퍼트를 앞두고 ‘우승이 거의 눈 앞에 다가왔구나’ 하는 순간, 잠깐 울컥도 했는데 파로 잘 마무리하고 싶어 그 생각보다는 퍼팅에 더 집중했다”며 “우승은 그 이후에 다가왔다”고 말했다.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의 느낌을 묻자 “눈물이 많이 났다. LPGA 와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그때 이끌어준 팀원과 가족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뜻하지 않은 허리 부상으로 3월에 한 달 가까이 공백기를 가졌던 전인지는 “(부상으로)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제 스스로가 너무 부정적으로 변했다. 뭔가 부정적인 사이클에 한 번 빠지다 보니 뭘 해도 부정적이고 모든 것에 예민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생각을 바꾸게 된 기회가 있었다. 코치님이 ‘뭘 그렇게 생각해’라고 하시다가 처음으로 해 준 말이 있다. ‘네가 어느 정도 끝자락에 와 있는 것 같다. 지금 이 고비만 넘기면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라며 “그 말을 들으니 힘들었던 시간이 기회가 되더라. 골프 인생에 있어 더 단단해 질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을 이겨내고 나니 에비앙에서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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