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임창용(37)은 나이가 들수록 솜처럼 부드러워지는 사람 같다. 기약 없는 재활을 위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낯선 미국으로 떠나는 여정에 올랐지만, 표정과 목소리는 평온했다. 임창용은 “이제 야구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나이인 것 같다. (재활과정마저도)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임창용의 2013시즌 목표는 간결하다. “7월까지는 재활에 전념하고, 후반기에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것”이다. 재활에 집중할 수 있는 몸은 돼 있다. 한국에서 푹 쉬었고,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시절에 만난 트레이너를 개인적으로 고용해 시카고 컵스의 애리조나 메사 재활캠프로 데리고 간다. 재활캠프는 컵스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와 떨어져 있는 시설이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그는 “애리조나의 날씨는 재활하기에 제일 좋은 날씨다. 재활훈련을 빨리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활을 완벽히 마친 뒤 진짜 실력은 2014년에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4개 남은 개인통산 300세이브도 서두르지 않을 요량이다. 일본인투수 후지카와 규지와의 마무리투수 경쟁도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란 자세다.
삼성에서 야쿠르트로 이적할 때와 기분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당시에는 재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이번에는 미국에 도착해서야 재활에 임한다. 과연 2번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임창용 스스로도 궁금한 눈치다. “걱정인데, (시속) 150km 이상은 나와야 되지 않겠나?”라며 임창용은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