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박세혁(29)이 ‘구사일생’으로 생애 첫 태극마크의 꿈을 이뤘다. 김경문(61) 야구 대표팀 감독은 마지막까지 박세혁의 엔트리 승선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박세혁은 2일 발표된 2019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2012 프로 입단 후 성인 국가대표팀이 된 건 처음이다.
박세혁은 예비 엔트리가 발표됐을 때부터 태극마크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의 꿈을 가지고 있지 않나. 현실로 실현 시키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의 아버지인 박철우 두산 2군 감독의 이야기도 꺼냈다. “아버지가 국가대표를 못 해보셨다. 내가 대신 그 꿈을 이루고 싶다”고도 했다.
목표를 이뤄냈다. 지난해까지 양의지(NC 다이노스)에 밀려 백업에 머물렀던 박세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양의지가 NC로 떠나면서 기회를 잡았다. 첫 주전 포수의 부담감도 이겨내고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이제는 양의지와 함께 국가대표 포수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막판 그 꿈이 깨질 뻔 했다. 엔트리 발표 전날(1일) 있었던 시즌 최종전 때문이다.
두산은 1일 잠실 NC전에서 6-5로 이겼다. 힘겨운 경기였다. 2-2로 맞서다 두산의 폭투가 빌미가 돼 2-5로 끌려갔고, 다시 5-5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박세혁은 9회말 1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를 보면서 진갑용 배터리 코치에게 전화를 했다. ‘이렇게 경기가 끝나면 박세혁을 엔트리에서 빼야겠다’고 말했다. 그런 경기에서 지면 포수들에게 큰 데미지가 온다”고 말했다.
두 차례 폭투를 막지 못했던 박세혁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세혁은 보란 듯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김 감독은 “박세혁의 기가 세더라. 마지막에 타점을 올리면서 팀 우승을 시키는 것을 보고 엔트리에 계속 넣기로 했다”며 웃음 지었다.
이날 경기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치열한 승부로도 의미도 남겼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하는 예선인 만큼 지고 싶지 않다. 어제 양팀이 정말 멋있는 경기를 하더라. 대표팀도 어제와 같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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