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으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통과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8강 진출에 도전한다.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꺾은 요르단이다.
베트남은 20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대회 16강전을 치른다.
베트남의 16강 진출은 극적이었다. 베트남은 지난 16일 UAE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서 열린 예멘과의 대회 D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베트남은 1승 2패(승점3?골득실-1?다득점4)가 되면서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이번 대회부터는 조 3위 중 상위 4팀이 16강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베트남은 조별리그가 모두 끝날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이 마무리되고 바레인(1승1무1패?승점4), 키르기스스탄(1승2패?승점3?골득실0), 오만(1승2패?승점3?골득실0)의 16강 진출은 곧바로 결정됐다. 하지만 베트남과 레바논은 승점뿐만 아니라 골득실, 다득점도 동률을 이뤄 페어플레이 포인트까지 비교하게 됐다.
옐로카드 5장을 받은 베트남은 페어플레이 포인트에서 –5를 기록, 옐로카드 7장을 받아 –7이 된 레바논을 제치고 16강 진출의 마지막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베트남 축구는 역사상 처음으로 원정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제 베트남은 요르단을 상대로 8강 진출에 도전한다. 요르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09위로 베트남(100위)보다 낮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1-0으로 꺾으면서 이번 대회 최고의 파란을 일으킨 팀이다. 이후 시리아(2-0 승), 팔레스타인(0-0 무)을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B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시리아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 조직력이 뛰어나다. 또한 요르단이 넣은 3골 가운데 2골이 코너킥에서 나올 정도로 세트피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요르단은 전술적으로 잘 준비된 팀”이라고 평가했다.
일정도 다소 불리하다. 베트남은 지난 17일 최종전을 치러 15일 조별리그를 마친 요르단보다 이틀 덜 쉬었다. 안 그래도 지난해 11월부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 참가,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베트남 입장에서는 체력 소모가 심한 처지다.
그러나 베트남은 물러설 생각이 없다. 박항서 감독은 “완벽한 팀은 없다. 상대가 라인을 올리면서 공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전에 실점하지 않고 선제골을 넣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잘 분석해 멋진 싸움을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베트남의 팀 분위기도 좋다. 베트남 매체 탄니엔의 응우옌 꾸억 비엣 기자는 “베트남은 대회 초반 2연패를 당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해 사기가 올랐다. 해볼 만 하다.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정신력이 좋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베트남 팬들이 선수들에게 자국 음식을 보내면서 힘을 불어넣고 있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 조리장이 오지 못해 자국 음식을 먹는데 애를 먹고 있다. 이를 들은 팬들은 직접 선수들에게 베트남 현지 음식을 공수했다.
베트남 주전 수문장 당 반람은 “팬들의 응원과 지지 덕분에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면서 “베트남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에 베트남이 8강에 오르게 되면 원정에서 열린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거둔 첫 승리가 된다. 이미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진출, 스즈키컵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냈다. 아시안컵 8강에 오르면 박항서 감독은 또 다시 베트남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