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은 계속…체력-체격 열세 뒤집은 조직력과 정신력

베트남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베트남과 요르단의 경기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 News1

박항서 감독의 매직이 아시안컵까지 이어졌다. 베트남은 체격과 체력의 열세를 조직력과 정신력으로 뒤집으면서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첫 승을 따냈다.

베트남은 2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1-1로 비긴 뒤 치른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지난해 12월 끝난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은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출전한 아시안컵에서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기대했다.

그러나 대회 초반 베트남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 초반 2경기에서 중동의 강호로 평가받는 이라크, 이란에 무릎을 꿇었다. 당시 베트남은 중동 팀의 뛰어난 체격과 체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동남아 지역에서 체력이 강하고 체격 조건에서 밀리지 않는 베트남이지만 이라크, 이란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베트남은 다행히 예멘과의 3차전에서 승리하면서 극적으로 16강 진출권을 획득했다.

16강 상대는 또 다시 중동의 요르단이었다. 요르단은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무너뜨린 팀이다. 조별리그에서 2승1무로 무패를 기록했다.

요르단을 상대로 베트남은 초반 강한 전방 압박을 펼쳤다.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베트남의 압박으로 요르단은 초반 25분까지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했다. 후방에서 길게 앞으로 내주는 패스 말고는 베트남이 노릴 수 있는 공격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체력이었다. 경기 전날 박항서 감독이 “선수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힘이 빠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베트남은 지난해 11월부터 스즈키컵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쉬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번 대회에 조리장이 오지 못해 자국 음식을 먹는데 애를 먹었다.

체력이 저하되면 집중력이 떨어졌고 이는 수비 지역에서 실수와 필요 없는 파울로 이어졌다. 결국 베트남은 전반 40분 프리킥으로 한 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베트남은 실점 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요르단 보다 한 발 더 뛰면서 경기장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후반 6분 응우옌 꽁 푸엉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이후 베트남이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잡았다. 베트남은 끈끈한 조직력과 한 발 더 뛰는 정신력으로 요르단을 압도했다. 급해진 요르단은 실수를 연발했다. 베트남은 자신들의 경기를 펼치면서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 갔다.

승부차기에서 요르단은 두 명이나 골을 넣지 못한 반면 베트남은 네 번째 키커인 트란 민 부옹만 제외하고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끝까지 정신력을 잃지 않았던 베트남의 승리였다.

대회 초반 중동 팀을 상대로 체력, 체격의 열세를 실감했던 베트남은 요르단을 상대로 끈끈한 조직력과 불굴의 정신력을 선보이면서 승리를 챙기는데 성공했다. 아시안컵 토너먼트 첫 승이라는 또 다른 역사도 썼다.

(두바이(UAE)=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