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아시아 정상 도전이 계속될 수 있을지는 손흥민(토트넘)의 회복 속도에 달렸다.
한국은 2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카타르와 2019 UAE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59년 만의 정상 등극을 목표로 잡은 벤투호의 발걸음은 썩 가볍지 않다. 조별리그 3연승으로 쾌조의 출발을 보인 것까진 괜찮았지만 5일 쉬고 나선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축구팬들은 특히 평상시와 다른 손흥민의 모습을 못내 마음에 걸려한다. 최근 두 달 간 소속팀 토트넘에서 강행군을 소화한 손흥민은 UAE 입성 이틀 만인 지난 16일 중국전에서 89분을 소화했다. 중국을 잡아야만 조 1위로 토너먼트 꽃길을 걸을 수 있었던 사정상 손흥민의 출격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손흥민에게 풀타임에 가까운 출전 시간을 부여했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이 두 골에 모두 관여하면서 벤투 감독의 선택은 ‘신의 한수’로 여겨졌다.
이상 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 22일 바레인전에서다. 휴식기가 길었기에 중국전 이상의 모습이 기대됐으나 오히려 그 반대였다. 손흥민은 바레인 중앙 미드필더들의 집중 견제에 이렇다 할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간혹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은 번뜩이는 플레이를 뽐내긴 했으나 토트넘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를 두고 손흥민이 지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손흥민은 지난해 여름부터 러시아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대다수 대표팀 일정을 빠짐없이 소화했다. 11월 A매치 때 잠시 휴식하면서 체력을 보충했으나 바레인전에서는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팀 공격의 중심인 손흥민이 120분 간 단 1개의 슛만 시도한 것 역시 체력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벤투 감독은 이승우(베로나) 투입 상황에 대해 “손흥민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했다. 빠른 이승우를 넣는 것이 최전방 공격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현재 손흥민의 몸상태가 정상적이진 않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손흥민을 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가올 경기들은 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다. 로테이션을 돌리다가 자칫 구상이 어긋나면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내몰릴 수 있다.
결국 믿을 구석은 손흥민이다. 힘들겠지만 어쨌든 손흥민이 해줘야한다. 동료들이 가장 믿고, 상대가 가장 견제하는 선수가 손흥민이기 때문이다. 선수 한 명에 의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손흥민은 그 이상의 선수다. 손흥민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한국의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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