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게 끝난 손흥민과 ‘두 베테랑’의 마지막 여정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대한민국과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득점에 실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19.1.25/뉴스1 © News1

잔뜩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뉴캐슬), 구자철(아우쿠스부르크)이 함께하는 마지막 여정이 큰 아쉬움 속에서 마무리 됐다.

한국은 2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으면서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 59년 동안 한국은 아시아 정상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지난해 여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고 이어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 한국 축구의 사기는 오를대로 올라 있었다.

더불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물 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기성용과 구자철 등 베테랑들의 경험이 무르익은 만큼 한국의 전력은 최상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대 했던 셋이 경기장에서 함께 뛰는 모습은 이번 대회에서 단 1분도 볼 수 없었다.

기성용은 3차전부터 합류하기로 한 손흥민이 오기 전에 부상을 당했다. 기성용은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기성용은 16강전을 위해 회복과 재활에 집중했지만 끝내 부상이 재발돼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미 간접적으로 대표팀 은퇴의사를 밝혔던 기성용은 소속팀에 돌아간 뒤 자신의 SNS에 영어로 ‘하나님 고맙습니다. 마침내 끝났네요’라는 글을 올려 대표팀 은퇴를 암시했다.

기성용이 없는 가운데 손흥민과 구자철은 모두 힘을 내지 못했다.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1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8경기에 선발 출전했던 손흥민의 몸 상태는 정상적이지 않았다. 손흥민은 8강전에서 탈락한 뒤 “체력적으로 지쳐있었다. 이번 대회에 와서 몸 상태가 좋았던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컨디션이 나빴다.

구자철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구자철은 선발과 교체로 오가면서 이번 대회에서 4경기를 소화했지만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 탓인지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그리고 구자철은 카타르에 패배한 뒤 “대표팀 생활의 마지막”이라면서 “아쉽다. 우승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임했는데 이뤄내지 못했다”고 은퇴를 선언했다.

잉글랜드와 독일 무대에서 한국 축구를 알리고 있는 셋은 결국 함께 뛰면서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단 한번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이들이 발을 맞출 마지막 대회인 만큼 기대감이 높았는데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발목이 잡혔다.


(아부다비(UAE)=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