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우승을 노렸던 한국 축구의 여정도 모두 끝났다.
한국이 탈락하기 전날 24일에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일본과 8강전을 치렀다. 최선을 다했으나 비디오 판독(VAR)으로 인한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0-1로 패배했다.
똑같이 8강에서 여정을 멈췄지만 한국과 베트남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가 컸다. 지난해 여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고 이어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 한국 축구의 사기는 오를대로 올라 있었다.
더불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토트넘)이 소속팀에서 물 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기성용(뉴캐슬)과 이청용(보훔) 등 베테랑들의 경험이 무르익은 만큼 한국의 전력은 최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유로 2012 당시 포르투갈을 이끌고 준결승까지 오르는 등 토너먼트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던 벤투 감독의 존재도 큰 힘이 됐다.
하지만 대회 시작 전부터 나상호(FC도쿄)가 부상을 낙마하더니 기성용, 이재성(홀슈타인 킬)도 쓰러졌다. 여기에 의무팀 논란과 물병 논란까지 겹치면서 대표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흘러갔다. 결국 한국은 8강전에서 탈락하면서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 실패로 벤투 감독의 “우리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라는 공약도 순탄하게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반면 베트남은 웃으면서 아부다비를 떠났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나라들을 통틀어 선수단 평균 연령이 23.7세로 가장 어린 팀이었다. 그만큼 이번 대회는 경험을 쌓기 위한 하나의 시험 무대였다.
베트남 매체 탄니엔의 응우옌 꾸억 비엣 기자는 이라크와의 첫 경기에서 2-3으로 패한 뒤 “이번 대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다. 이들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가능성에 집중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8강전까지 진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꾸억 비엣 기자는 일본전에 패한 뒤에도 “일본을 상대로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실망스럽지 않다.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베트남은 좋은 경험을 했다. 이번 대회는 베트남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을 것”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아시안컵에서 같은 성적이지만 서로 다른 표정을 지은 한국과 베트남은 오늘 3월 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맞대결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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