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중도하차했으나 17번째 아시안컵은 계속된다. 살아남은 팀은 4팀, 이제 준결승 2경기와 결승 등 가장 중요한 3경기가 남았다. 그중 28일 밤(한국시간) 펼쳐지는 준결승 1경기는 소위 말하는 ‘사실상의 결승전’이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일본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이 28일 밤 11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을 치른다. 역대 최다인 4회 우승의 일본과 그 뒤를 잇는 3회 우승의 이란의 대결인데, 빅매치다.
대회를 앞두고 아시아 전체가 꼽은 우승후보는 4개국 정도다. 이란과 일본 그리고 지난해 챔피언 호주와 59년 만에 한을 풀고자 했던 한국이 정상에 근접한 전력으로 꼽혔다. 일본과 이란은 예상대로 준결승까지 생존했다. 하지만 한국은 카타르에, 호주는 UAE에 8강에서 덜미를 잡혀 중도하차했다. 호주나 한국 모두 부상자 이탈로 인한 영향이 컸으나, 어차피 대회에서 변명은 의미 없다.
결과적으로 역대 아시안컵에서 제일 좋은 성적을 냈고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전력을 과시하는 국가인 일본과 이란이 정상 길목에서 조우한다.
일본은 아시안컵에 유독 강했다. 초창기에는 신통치 않았으나 뒤로 갈수록 기세가 좋다. 1992년 대회 때 처음 정상에 선 일본은 2000년과 2004년 대회에서 2연패 한 뒤 2011년 대회까지 우승, 총 4번이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다우승이다.
이란은 1968년 대회부터 1972년과 1976년 대회까지 전무후무한 3연패에 성공했다. 3회는 일본에 이어 이 부분 2위다. 하지만 그 뒤로는 트로피를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43년 만의 정상복귀를 노리고 있다.
아시안컵과는 좀처럼 인연이 없으나 아시아 최강임을 부인하는 이는 없다. FIFA 랭킹 29위. 세계 3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는 유일한 아시아 국가다. 그 뒤로 호주(41위) 일본(50위) 한국(53위)이 따르고 있다. 이번 대회 흐름도 이란 쪽으로 기운다.
일본은 8강까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8득점 3실점을 기록했다. 5전 전승이기는 하나, 매 경기가 박빙이었다. 모두 1점차 신승이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3-2 난타전을 벌인 일본은 오만을 1-0, 우즈베키스탄을 2-1로 꺾고 토너먼트에 올랐다. 그리고 16강과 8강에서 각각 사우디아라비아와 베트남을 1-0으로 꺾었다. 상대를 압도한 경기는 없었다.
반면 이란은 딱 1번의 무승부였던 이라크와의 0-0(조별리그 3차전)을 제외하고는 시원시원하게 이겼다. 1차전에서 예멘을 5-0으로 대파한 이란은 이번 대회 돌풍의 팀 베트남도 2-0으로 꺾었다. 토너먼트라고 다르지 않았다. 16강에서 오만을 2-0으로 제압한 이란은 8강에서 리피 감독의 중국을 3-0으로 가볍게 쓰러뜨리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경기가 열리는 장소가 중동이라는 것까지 포함해서 여러모로 이란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매치업이다. 하지만 어차피 대회 4강까지 진행된 상황이다. 가진 것을 모두 쏟아내야 하는 외나무다리 승부, 지금까지의 데이터는 그저 참고자료일 뿐이다.
이 경기 승자가 우승에 근접해진다는 평가가 많다. 반대편에서 또 다른 4강을 준비하는 UAE와 카타르 보다는 이란과 일본의 전력이 앞선다. 사실상의 결승전이 곧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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