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반전… 결승까지 갈 줄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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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초반 체력비축 전략 먹혀들어… 준결승서 최강 이란 3-0 대파 파란
이란, 日선수 때려 매너서도 완패

이란의 사르다르 아즈문(오른쪽)이 29일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일본의 시바사키 가쿠(7번)의 뺨을 때리고 있다. 알아인=신화 뉴시스
이란의 사르다르 아즈문(오른쪽)이 29일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일본의 시바사키 가쿠(7번)의 뺨을 때리고 있다. 알아인=신화 뉴시스

‘실리’를 앞세운 일본이 2019 아시안컵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초반 체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폭넓게 선수를 기용하는 한편 극단적인 볼 돌리기로 재미없는 축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는 전반 20분에 선제골을 넣은 뒤 일찍부터 극단적인 수비에 치중해 국내외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그랬던 일본이 29일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강호 이란과의 준결승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3-0 완승을 거뒀다. 대회 초반 체력을 아꼈다가 체격과 체력이 좋은 이란을 상대로 중요한 순간에 전력을 다한 결과다.

일본은 조별리그 포함 6전 전승을 거두고 2011년 이후 8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아시안컵 통산 다섯 번째 진출. 특히 일본은 결승에 진출한 1992, 2000, 2004, 2011년 모두 정상에 올라 이번 결승 결과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본이 우승하면 역대 대회 최다 우승 횟수를 5회로 늘리게 된다.

일본은 특유의 패스 축구를 구사하면서도 백패스 위주가 아닌 전진 패스와 공간 침투 능력을 발휘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일본에 대해 “(해외파가 많은) 일본에는 경험 많고 개인 능력이 있는 선수가 많다. 조직력과 능력치가 경기를 할수록 나아진다”고 경기를 본 소감을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0위 일본과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29위 이란의 이날 대결은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0-0의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던 후반 11분 일본의 집요한 집중력과 이란의 미스플레이가 분위기를 바꿨다. 이란 진영을 돌파하던 일본 미나미노 다쿠미가 이란 선수와 충돌해 넘어지자 이란 선수 5명이 일제히 미나미노의 과격한 플레이에 대해 주심에게 항의를 했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지 않은 그사이 미나미노는 라인 밖으로 나가지 않은 공을 확보한 뒤 정확하게 골문 앞의 오사코 유야에게 전달했다. 전열이 흐트러진 이란 수비수들은 오사코를 놓쳤고 오사코는 가볍게 머리로 받아 넣었다.

그 순간부터 이란은 허둥대기 시작했다. 후반 18분 페널티킥까지 헌납했다. 조급하게 서두르던 이란은 일본의 하라구치 겐키에게 경기 종료 직전 쐐기 골까지 내주며 1976년 이후 43년 만의 우승 기회를 날렸다.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포르투갈)은 “올라갈 팀이 올라갔다”며 일본의 결승 진출을 축하했다. 그는 “이란을 이끄는 8년 동안 행복했다”며 이란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은 페어플레이에서도 졌다. 이날 후반 추가시간에 이란 사르다르 아즈문이 볼을 다투던 시바사키 가쿠의 뺨을 때린 것이다. 이란과 일본 선수들은 ‘벤치클리어링’처럼 몸싸움을 펼쳤다. 아즈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말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 사비 ‘족집게 예측’ 갈수록 화제

한편 일본의 결승 진출로 스페인 출신 사비 에르난데스(알사드·사진)가 ‘족집게 축구도사’로 각광받고 있다. 에르난데스가 지난해 12월 카타르의 한 방송사에 출연해 아시안컵을 예측했는데 4강 팀 중 3팀(일본 이란 카타르)을 맞힌 데 이어 일본의 결승 진출 예상도 들어맞은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카타르가 8강에서 한국을 꺾고 올라올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카타르의 우승을 점쳤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아시안컵#일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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