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마디에 모든 뜻이 담겨 있었다. 2일 오후 기자회견장인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2층 대회의실에 들어선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는 이 같은 인사말로 입을 열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역대 최고점(228.56점)으로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는 지난해 4월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을 마지막으로 공식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와 아이스쇼 등 대외활동과 그동안 밀렸던 학업에 충실했다.
그러나 1년 넘게 대회에 나서지 않으면서 은퇴설이 불거졌다. 소속사인 올댓스포츠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오후에 김연아가 자신의 진로를 밝힐 것이라고 했을 때만 해도 은퇴와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예상이 반반으로 갈렸다.
김연아의 최종 선택은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태릉선수촌에서 어린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자극을 받고 새로운 동기를 갖게 된 결과였다. 그는 “최고에 대한 부담감으로 선수 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포기한다면 나중에 후회하고 인생의 큰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았다”며 현역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젠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아닌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새 출발을 하겠다. 팬 여러분도 후배 선수들과 똑같은 국가대표 김연아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
그는 이어 “2014년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겠다. 그곳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치 올림픽에서의 은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향한 새로운 도전의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김연아가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의 소치 겨울올림픽 전망도 밝아졌다. 그가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10위 안에만 들면 한국은 2장의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한다. 김연아는 “밴쿠버 때 (곽)민정이랑 함께 나갔던 것처럼 소치에도 후배와 함께 출전해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 출전에 필요한 ‘기준기록’을 통과하기 위해 이르면 올해 가을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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