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사흘간 치러진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3’(제67회 전국남녀피겨종합선수권대회)의 우승자는 예상대로 김연아(23·고려대)였다.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결과였다. 그러나 김연아의 모습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는 ‘김연아 키즈’의 발전상도 이번 대회의 빼놓을 수 없는 성과였다.
‘제2의 김연아’로 주목 받은 선수는 준우승을 차지한 박소연(16·강일중). 프리스케이팅에서 장기인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점프를 실수했지만, 총점 161.88점으로 당당히 2위에 올랐다. ‘우상’ 김연아와 함께 시상식대에 오른 박소연은 “정말 영광이고 배울 점이 정말 많다”며 “연아 언니처럼 되진 못하겠지만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다짐했다.
최다빈(14·강일중)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았지만, 목동 아이스링크를 가득 메운 관중 때문에 김연아마저도 “정신없이 연기했다”는 이번 대회에서 당찬 표정으로 끝까지 연기를 펼쳤다. 경기 후 최다빈은 “다리가 후들거려 실수할 것 같았다”며 수줍게 웃었지만, 스케이트화를 신고 있을 때만큼은 프로였다. 트리플 러츠에선 기본점 6.00에 가산점 0.35를 받았고,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로 구성된 3연속 점프도 감점 없이 소화하는 등 열네 살에 난이도 높은 프로그램에 도전하며 미래의 피겨스타를 예감케 했다.
남자 시니어 부문에서 우승후보 김진서(17·오륜중)를 제치고 시상대 맨 위에 오른 이준형(17·수리고)도 김연아 같은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그는 “김연아 선배와 함께 경기를 했다는 게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영광이고 감동”이라며 “볼 때마다 ‘신이구나’ 싶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저런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