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오랫동안 구슬땀을 흘린 선수라면 누구나 지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하다. 이미 세계 정상에 오른 ‘피겨여왕’ 김연아(23)도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나도 인간이다.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만약 상대가 라이벌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라이벌’이라는 존재는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오랜 라이벌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23·일본) 역시 그랬다.
아사다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와 2년 만에 재대결하는 것에 대해 “예전부터 많이 주목 받아왔는데, 훌륭한 라이벌이 있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됐다”고 밝혔다. 김연아가 있었기에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더욱 노력하게 됐다는 의미다. 실제 아사다는 김연아가 현역 복귀를 선언하자 트리플악셀 점프(3회전 반)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김연아도 아사다와의 경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녀는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복귀한 뒤 아사다 마오에 대해 얘기한 적은 없지만, 주변에서 비교를 하다 보니 그런 점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그래도 피해갈 수 없는 거라 생각한다. 늘 그랬듯 아사다도 최선을 다하고, 나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