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률 99% 쇼트 더블악셀서 손 짚는 실수 프리선 기본점 가장 높은 점프서 넘어져 프로그램 난이도 덕분에 기술점수 60.60 9개월 공백 불구 예술점수 고득점 성공도
‘피겨 여왕’ 김연아(23·올댓스포츠)가 2014소치동계올림픽 프로그램으로 200점을 돌파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연아는 6∼7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이하 쇼트) ‘어릿광대를 불러주오’에서 73.37점, 프리스케이팅(이하 프리) ‘아디오스 노니노’에서 131.12점을 받아 총점 204.49점으로 우승했다. 김연아는 평소 하지 않던 실수를 많이 범했다. 그럼에도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원동력은 무엇일까.
● 프로그램 자체가 고난도
김연아는 ‘점프의 교과서’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점프 실수를 두 번이나 했다. 쇼트에선 99% 성공률을 자랑하던 더블악셀에서 손을 짚어 0.80점이 깎였고, 프리에선 기본점이 가장 높은 첫 점프인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점프에서 넘어져 감점(-2.10점) 당했다. 쇼트에선 더블악셀 외에는 클린연기를 펼쳤으나, 프리에선 점프 실수 이후 조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트리플살코에서 가산점(GOE)을 받지 못했고, 마지막 체인지풋콤비네이션스핀에선 레벨1을 받았다. 김연아가 점프에서 가산점을 받지 못하거나 스핀에서 레벨1을 받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이뿐 아니다. 쇼트에서 레벨4를 받았던 스텝시퀀스도 프리에선 레벨3에 그쳤다. 그럼에도 기술점수 60.60점을 기록한 것은 프로그램 기본 난이도 덕분이다. 그리고 실수를 안 했더라면 기본점에서 약 6점 이상, 가산점에서도 2점 이상 받을 수 있었다. 만약 그랬다면 기술점수만 68점 가까이 가능했다.
● 예술점수는 압도적
김연아가 점프 실수에도 200점을 돌파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예술점수 덕분이다. 그녀는 9개월의 실전대회 공백에도 불구하고 스케이팅스킬, 프로그램 수행능력, 퍼포먼스, 안무, 해석력 등을 평가하는 예술점수에서 고득점에 성공했다. 쇼트와 프리의 모든 예술요소에 걸쳐 8점대 후반에서 9점대 초반을 기록했다. 쇼트에서 예술점 35.00점, 프리에서 예술점 71.52점을 기록하며 기술요소에서의 실수를 만회했다. 같은 대회에 출전했던 2위 안도 미키(26·일본)의 예술점수(쇼트 32.16점, 프리 61.84점)와 비교하면 김연아의 월등한 스케이팅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김연아는 대회를 마친 뒤 중계를 맡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첫 점프에서 실수를 했지만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며 “올림픽까지 남은 두 달 동안 체력, 기술적으로 보강해 완벽한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