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아이비클럽’ 학생복을 입을 나이는 한참 지났다. 이제 ‘하이트 아이스포인트’ 맥주를 마셔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나이지만 숙취는 어쩔 수 없다. 아직도 맥주보다는 ‘매일우유 ESL’이 더 몸에 잘 맞는 느낌이다.
‘포스트 라이트 업’ 시리얼을 우유하고 곁들어 먹으면 든든한 아침 식사가 된다. 옛날 뚜레주르에서 나온 ‘김연아 빵’도 우유하고 먹기 참 좋았다. 모처럼 일찍 일어난 김에 ‘나이키’ 트레이닝복을 챙겨 입고, 프로스펙스 ‘YUNA14’ 워킹화를 신고 아침 산책을 다녀온 뒤라 아침 밥 맛이 더 좋다. 시원하게 우유를 보관하는 냉장고는 여전히 2008년에 산 ‘디오스’다.
출근길에 나서기 전 ‘라끄베르’로 기초화장을 하고, ‘캐시캣’으로 색조화장을 더한다. ‘제이에스티나’ 주얼리에서 산 목걸이가 ‘샤프란’으로 세탁한 오늘 옷차림하고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휴대전화로도 시간을 볼 수 있지만 할머니께 대학 졸업 선물로 받은 ‘로만손’ 시계를 빼놓을 수는 없다. ‘홈플러스’에서 새로 산 신발에 뒤꿈치가 까질까봐 ‘3M 넥스케어’ 반창고도 잊지 않는다. ‘그 날’이 가까운 오늘은 P&G ‘위스퍼 세이프티존’도 핸드백에 챙겨 나왔다. 추운 날씨를 감안해 ‘쿠아’에서 나온 울 코트로 출근 준비를 마쳤다.
너무 여유를 부렸던 걸까. 출근길에 늦어 택시를 탔다. 그런데 아뿔싸. 기사 아저씨가 LPG가 떨어져 간다며 ‘E1’에 들러 가스를 넣고 가자신다. 하릴없이 그러자 하고 이어폰을 귀에 꽂자 ‘유니버설 뮤직’에서 앨범을 낸 허밍어반스테레오 노래가 들려온다.
회사 앞에 다 도착했을 때 문제가 하나 더 생겼다. 카드 결제기가 작동을 하지 않은 것. 마침 지갑에 현금도 없었다. ‘KB국민은행’ 자동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요금을 치렀다.
회사에 지각한 게 당연한 일. 한참 과장님께 깨지고 자리로 돌아오는데 회사 사람들 몰래 만나는 남자친구가 ‘맥심 화이트골드 커피믹스’를 타서 건넨다. ‘스포츠토토’를 너무 열심히 사는 게 흠이지만 역시 그 사람뿐이다.
사실 남자친구는 환경을 생각해 ‘현대자동차’에서 나온 하이브리드 차량을 끌 정도로 ‘블루드라이브’에 충실한 사람인데다, ‘유니세프’를 통해 동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기부까지 하는 멋진 남자다. 이전 회사에서는 ‘삼성전자’ ‘웨이브2’에 들어가는 운영체제(OS) ‘바다’를 개발했다고 하니 능력도 있다.
점심 약속이 있다고 하고 몰래 빠져 나와 남자친구하고 둘이서만 밥을 먹었다. 후식으로 ‘스무디킹’에 들렀는데 그만 회사 사람들하고 마주치고 말았다. 별 수 있나. “혼수로 ‘스마트에어컨 Q9000’ 사주세요”하면서 뻔뻔해 질 수밖에. 과장님은 꿈에도 몰랐다며 “역시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말했다.
김연아가 출연한 광고로 창작한 어느 20대 여성의 하루다. 김연아는 2007년부터 광고에 출연하기 시작했고, 중복 광고를 포함해 총 33개 업체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CF 촬영은 총 158편. 전문 모델 부럽지 않은 출연 횟수다. 김연아가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서 발표한 전 세계 스포츠 선수 수익 순위에서 6위(156억 원)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광고를 많이 찍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 광고업체 관계자는 “김연아는 ‘완판(완전 판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김연아가 몸에 걸치기만 해도 해당 제품은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라며 “김연아라는 브랜드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이영애의 하루’가 유행이었는데 제품 대부분이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것이라 한계가 있었다. ‘국민 여동생’ 김연아는 어떤 제품도 광고할 수 있는 매력을 지닌 것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아와 광고의 인연은 비단 직접 출연만 있는 게 아니다. 김연아가 경기를 치르는 해외 경기장에는 국내 기업 광고가 가득 찰 정도로 김연아의 브랜드 가치에 편승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다만 김연아는 여자 광고 모델의 꽃으로 불리는 소주 광고 모델은 한 적이 없다. 지난해 국민건강증진법이 개정됐기 때문에 앞으로도 광고에서 김연아가 소주를 마시는 장면을 볼 수가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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