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높은곳서 스케이트 처음 타… 사람들 눈 피해 오전 2, 3시 연습
너무 짧게 끝나 조금 허무하기도”
“은퇴하고 오랜만에 아주 짧게나마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성화 점화를 할 수 있어 잊지 못할 순간이 되었습니다. 실감이 안 나다가 불이 딱 붙는 순간에는 저도 약간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최종 성화 점화자로 등장한 ‘피겨 여왕’ 김연아(28·사진)도 그 순간을 감격스러워했다. 김연아는 10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 강원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마지막 성화 점화 순간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숱하게 국제무대를 휩쓸고 다닌 ‘피겨 퀸’이지만 김연아에게도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공연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는 “10년 넘게 선수생활을 했지만 그렇게 높은 곳에서 스케이트를 타기는 처음이라 많이 걱정됐어요. 경기 때는 늘 다음이 있고 만회할 수 있지만 이건 딱 한 번, 또 전 세계가 지켜보기 때문에 실수 없이 하려고 집중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스케이팅은 30∼40초밖에 안 했기 때문에 끝나고 조금 허무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김연아가 성화대 빙판에서 실제로 스케이트를 타볼 수 있었던 건 5일 새벽부터 단 이틀.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이다보니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오전 2, 3시쯤 칼바람을 맞아가며 연습했다.
김연아의 등장은 이미 전 세계인이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였지만 평창의 밤하늘 아래 순백의 모습으로 나타나자 관중 3만5000명이 환호와 갈채를 보냈고 전 세계 25억 시청자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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