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4박 5일 일정 어떻게
요한 바오로 2세 이어 25년 만에 방한… 수행단에 교황청 고위인사 대거 포함
시복식 행사… 순교성지-꽃동네 방문, 15일 대전서 열리는 대축일 미사땐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초대해 위로
“일어나 비추어라”(이사야 60장 1절)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로고에 담긴 문구는 교황의 한국 방문 목적을 한마디로 보여준다. 불꽃과 배의 모양으로 구성된 로고는 성경 구절처럼 파도처럼 일어나 불꽃처럼 세상을 비추라는 뜻을 담고 있다. 역동적으로 타오르는 불꽃의 빨간색과 파란색은 분단국가인 남과 북을 상징하며, 불꽃이 서로 화합하며 어우러지는 것은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평화와 일치를 이루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는 것이 한국천주교교황방한준비위원회(방준위)의 설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4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교황의 아시아 지역 방문은 처음이며, 한국 방문은 요한 바오로 2세의 1984, 89년 방한에 이어 25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4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4박 5일간 한국에 머무른다. 교황의 첫 일정은 이날 낮 12시 서울 자하문로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서 기도와 묵상을 하는 개인미사다. 교계에 따르면 교황은 해외 방문 때 첫 일정으로 방문 목적을 되새기고 방문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기도의 시간을 갖는다. 교황은 이어 청와대를 방문해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교황의 방한은 8월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에 대한 시복 미사’ 집전과 대전교구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에 맞춰져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대전교구를 찾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봉헌하며 17일 아시아주교단과의 만남에 이어 청년대회 폐막식에도 참석한다. 특히 대축일 미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초대해 위로한다. 당초 희생자 가족의 명동대성당 미사 참석이 검토됐지만 더 많은 가족을 초청하자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요청으로 초청 장소가 바뀌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소외받는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충북 음성군 꽃동네를 찾고,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서울 중구 명동길 서울대교구청에서 국내 종교지도자들을 만난다. 이날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평소 청빈을 강조해온 교황은 방한 기간에 호텔이 아닌 교황청 대사관에 머무른다. 교통편은 장거리 이동 때는 청와대에서 제공하는 전용헬기를, 단거리 이동은 승용차를 이용할 예정이다.
교황청 전례원 원장 귀도 마리니 몬시뇰, 존 사이악 몬시뇰, 빈첸조 페로니 신부, 바티칸 공보처 직원 마테오 브루니 등으로 구성된 교황청 실사단은 명동대성당과 광화문광장, 대전월드컵경기장과 해미성지, 청주 음성 꽃동네 등 교황의 방문 장소를 둘러본 뒤 10일 귀국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의전과 경호 등 세부적인 내용은 실사단과 방준위 협의를 거쳐 추후에 발표될 예정이어서 아직 베일에 가려 있다. 승용차의 경우 교황이 가장 작은 한국 차를 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경호상의 이유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은 메시지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미사 중에 순차 통역된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전용기편으로 교황 일행과 함께 입국하는 교황수행기자단은 동아일보를 비롯해 AP, ABC, CNN 등의 68명으로 확정됐다. 공식 발표 이전이지만 수행단에는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 등 고위 인사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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