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4∼18일 방한 기간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만난다. 교황이 14일 청와대를 예방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 류 장관이 배석하기로 한 것이다. 교황청 측이 한국의 통일부 장관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류 장관이 배석하는 형식이지만 교황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통일정책을 총괄하는 류 장관에게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무교’지만 1965년 가톨릭 재단인 성심여중 시절 영세를 받아 ‘율리아나’란 세례명을 갖고 있다. 류 장관은 특정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이다.
청와대는 교황의 방문과 박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를 연계해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드레스덴 제안 등 한반도 평화 정착을 뒷받침하는 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사흘 뒤 18일에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즉위 1년 반 동안 지속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 왔다. 즉위 직후인 지난해 3월 부활대축일 미사에서 “아시아에 평화가 있기를, 특히 한반도에서 평화가 회복되고 새로운 화해의 정신이 자라나길 빈다”고 기원했다. 올해 초 신년연설에서는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달라고 주님께 간청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 교황 개성공단 방문 - 남북 합동미사는 불발 ▼
그러나 이번 방한 기간에 교황의 개성공단 방문이나 북한 관계자들의 남측 방문 및 남북 합동미사는 사실상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의 개성공단 방문설과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북한 신자들이 오지 못할 경우 (개성공단 방문에 대한) 실무선에서의 검토가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이를 (교황청 측이) 공식 타진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을 사흘 앞둔 로마 바티칸에서도 교황이 ‘평화의 사도’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은 항상 우리를 놀라게 해오셨다”며 방한 시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미국 일간 보스턴글로브는 “중동 평화를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화해의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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