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아시아 중시 정책이 첫발을 떼다.’ ‘21세기 가톨릭교회의 가장 큰 도전이 시작됐다.’
외신들은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을 크게 보도했다. CNN 등은 교황의 한국 도착과 청와대 연설을 생중계하고 한국 가톨릭의 특징을 상세히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방문은 아시아로 교세를 넓혀가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방정책’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남미 미국 유럽에서 얻고 있는 교황의 인기가 아시아에도 확산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CNN은 “한국의 초청도 거부한 북한은 교황 방한일에 맞춰 방사포를 발사했다”며 “교황이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북한에 보낼 메시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 교황의 동방정책 본격 시동
BBC는 “종교적 정치적으로 한국은 교황의 아시아 교세 확장을 위한 최적의 전초 기지”라며 “교황은 즉위하면서부터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컸다. 이번 방한으로 위대한 도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또 “교황청 통계에 따르면 가톨릭 인구의 3%만 아시아에 살지만 올해 (아시아의) 세례자는 유럽 지역보다 많다”며 “아시아는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인구의 60%가 몰려 있는데도 가톨릭 신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아시아에 교황이 가는 것은 바티칸에는 도전인 동시에 기회”라고 전했다.
최대 인구 국가인 중국에 주는 직간접적 메시지가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교황청과 가까운 선교매체인 아시아뉴스 편집국장인 베르나르도 체르벨레라 신부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은 ‘가톨릭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중국에 보여주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교황의 첫 아시아 방문 국가인 한국의 특징에 대해 △분단국가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고 △천주교가 한국 민주화의 정신적 기둥 역할을 해왔으며 △아시아 국가 중 천주교 교세가 상대적으로 강하고 △빈부 격차 등 사회 갈등 조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한 한국 시민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 내 일부 개신교의 경우 교회가 부자지간에 대물림되면서 마치 ‘재벌’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적어도 천주교는 그런 문제는 없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교황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 탈북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만나는 일정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 일본, 교황의 위안부 언급에 촉각
일본 언론은 교황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언급 여부에 큰 관심을 보였다. 마이니치신문은 “18일 위안부 피해자들이 명동성당 미사에 참석한다”며 “이들은 여성가족부를 통해 천주교의 초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정부와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는 최근 국제사회 선전을 통해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를 미사에 초대한 것도 선전공세에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위안부 피해자 생활 시설인 ‘나눔의 집’ 측이 한국 천주교 측에 교황의 방문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바티칸이 위안부 문제의 복잡한 사정을 알고 있어 이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피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명동성당 미사에 위안부가 초청된 사실을 보도하며 “한국 측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바티칸이 요구한 것이 아니다”라는 바티칸 측의 설명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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