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카페 20개 신설… 트윗 열풍
“내가 타는 車 타시다니 놀라워… 우리 정치인도 보고 배웠으면”
“소탈하신 교황을 보면 친할아버지처럼 푸근한 생각이 드는 것은 저만의 느낌일까요?”
“나 교황 할아버지 팬 될 것 같아.”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박한 행보가 비(非)가톨릭 신도들까지 감동시키면서 교황에 대한 팬덤(fandom·팬 집단과 그 문화)이 생겨나고 있다. 온라인에는 “난 종교가 없지만 교황 때문에 천주교에 급호감이 생긴다” “종교에 상관없이 교황을 존경한다”는 메시지들이 넘쳐난다.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20개가 넘는 팬카페가 신설됐다. 카페 이름은 ‘교황의 말말말’ ‘교황에게 에어포스 원은 없다’ 등으로 소탈한 교황의 언행을 반영한 명칭이 많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서 교황을 언급한 메시지 수는 13일 2만5468건에서 방한일인 14일엔 7만6332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누리꾼 사이에 화제가 되는 교황의 ‘낮은 곳을 향하는’ 스타일은 △낡은 손목시계와 검은색 구두 △고급 호텔이 아닌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 마련한 소박한 숙소 △인견과 폴리에스테르가 섞인 천으로 지은 교황의 제의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 왼편 가슴에 달고 나온 노란 리본 등이다.
특히 시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고급 리무진 대신 소형차 ‘쏘울’을 타는 모습이었다. 국빈급 인사가 소형차를 타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시민들은 교황이 쏘울 뒷자리에 몸을 구겨 넣듯이 타는 장면을 보고 놀라워했다. 회사원 이모 씨(35)는 “내가 몰고 다니는 차종을 교황께서 타시는 모습을 보고 신기했다. 검소함과 소박함을 직접 실천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쏘울 타는 교황에 대한 감동은 국내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페이스북에는 정치인의 고급 관용차 사진과 함께 “관용차를 모두 쏘울로 바꿔! 교황이 타는데 너희들(정치인)은 왜 못 타!”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트위터 사용자 ‘tsr**’는 “작은 차에 탔지만 교황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보였다. 우리 정치인들도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교황이 겸손과 실천, 위로의 능력을 모두 갖춘 리더십을 보여주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을 낮춰 약자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수차례 행동으로 옮겼다. 위로와 치유의 전제조건은 일관된 실천에 있기 때문에 이런 교황에게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