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되었는데도 강추위가 한창입니다. 주위가 온통 꽁꽁 얼어붙어 황량한 모습뿐입니다. 그나마 다음 주초에는 조금 따뜻해진다고 하니 다행이긴 하네요.
이럴 땐 책상이나 식탁 위에 화사한 꽃송이를 놓아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활력과 기쁨을 주는 꽃 덕분에 집 안 분위기가 확 바뀐답니다.
이렇게 예쁜 꽃을 오래 두고 즐길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오늘은 그 방법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화병에 꽂아놓고 감상하는 꽃을 절화라고 합니다. 원래 나무에서 꽃송이를 잘라 팔기 때문입니다. 뿌리가 없는 절화는 줄기를 통해 직접 물과 양분을 흡수합니다. 물의 통로를 물관, 양분의 통로를 체관이라고 하지요. 김원희 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화훼과)은 “물관과 체관이 제 기능을 하게 해 주면 절화를 오래 두고 볼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하려면 첫째, 2∼3일에 한 번씩 줄기 끝을 조금씩 잘라주는 게 좋습니다(저희 회사 옆 ‘진우플라워’ 사장님이 가르쳐주신 방법입니다). 줄기 끝이 물러지면 물관과 체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줄기를 자를 때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김원희 연구관에 따르면 절화의 줄기는 물 속에서 자르는 게 바람직합니다. 김 연구관께서는 그 이유와 관련해 고무호스 자르는 것을 예로 드셨습니다. 호스를 물 속에서 자르면 그 안에 물이 계속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물 밖으로 꺼내 자르면 속의 물이 많이 흘러나오게 됩니다.
둘째, 물 관리에 신경을 써 주세요. 화병의 물은 겨울철엔 2∼3일에 한 번, 여름엔 하루에 한 번씩 갈아주시는 게 좋습니다. 물이 오래 묵으면 미생물이 발생해 절화 줄기의 물관을 막기 때문입니다. 미생물 발생을 줄이려면 살균 작용을 하는 물질을 물에 타 주셔도 되는데요. 락스나 식초를 물 1L당 1, 2방울 넣으면 미생물 증식이 억제됩니다.
셋째, 영양분을 공급해 주시면 꽃이 오래갑니다. 특히 프리지아나 글라디올러스같이 꽃 송이가 여러 개 달려있는 절화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면 맺혀 있던 마지막 꽃송이까지 모두 개화를 시킬 수 있습니다. 양분으론 보통 설탕을 쓰는데, 물 1L에 티스푼으로 1, 2숟가락 분량을 넣어주면 됩니다. 다만 설탕이 들어가면 미생물이 빨리 증식할 수 있으니 락스 또는 식초를 함께 섞어 쓰는 게 좋습니다.
설탕물 대신 사이다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사이다에는 설탕이 들어있지만, 산도(pH)가 낮아 미생물이 잘 증식하지 못합니다. 사이다는 그냥 100%로 쓰시거나 물과 1 대 1로 혼합해 사용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장미가 약간 시들었을 때 다시 ‘회춘’시키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꽃 전체를 신문지로 돌돌 만 후 꽃의 바로 밑(꽃목이라고 함)까지 물을 부어 주세요. 그러면 높아진 수압에 의해 물이 절화 전체로 공급됩니다. 이때 신문지는 절화 전체에 보습 효과를 내주는 역할을 합니다. 참 쉽죠? ^^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도움말=김원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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