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식물을 괴롭히는 해충이나 병균은 어디서 올까요. 놀랍게도 상당수가 흙에서 생깁니다. 수경재배를 하면 병충해가 훨씬 적어지지요. 식물 생장에 좋다며 밭이나 산에서 흙을 퍼다 쓰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자칫하면 온 집안에 해충이 창궐할 수도 있답니다.
원예 전문가들은 흙을 소독하는 데 크게 신경을 씁니다. 농사를 짓는 분들도 마찬가지이지요. 그렇다면 흙을 소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햇볕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신문지를 깔고 흙을 얇게 펴서 양지바른 곳에 널어두면 됩니다. 원리가 이불을 소독할 때와 비슷합니다. 흙을 넣고 밀봉한 비닐봉투를 햇살이 잘 비치는 곳에 둬서 소독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봉투 안의 온도가 올라가 해충과 잡균이 죽게 됩니다.
위의 방법들도 나름대로 쓸 만하긴 하지만, 확실한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단점입니다. 아무래도 확실한 게 좋겠죠.
확실한 방법 중 가장 간단한 것은 끓는 물을 흙에 붓는 겁니다. 못 쓰는 냄비나 프라이팬에 흙을 넣고 ‘볶아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가장 효과가 확실하고 간편한 방법은 전자레인지에 흙을 넣고 돌리는 것입니다. 가동 시간은 흙의 양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작은 화분의 경우 3∼4분이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전자레인지의 고주파는 아무리 두꺼운 껍질 속의 벌레나 알이라도 익혀버린답니다. 단, 흙을 그냥 그릇에 담고 전자레인지를 돌리면 냄새가 심하게 납니다. 종이 또는 비닐 봉투에 넣는 게 좋지요. 봉투가 녹거나 타지 않게 조심하시고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게 있군요. 지렁이 배설물이 식물의 비료가 된다는 이유로 화분에 지렁이를 넣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렁이 배설물은 물론 식물에 도움이 됩니다. 그렇지만 지렁이가 식물의 뿌리를 먹어버릴 수 있다는 게 문제이지요. 화분 속에서 지렁이가 먹을 수 있는 것이 뿌리 말고는 거의 없지 않습니까. 저도 예전에 큰 지렁이를 아레카 야자 화분에 넣어본 적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머리를 쓴다고(번식을 막으려고) 한 마리만 넣었지요. 그러나 결국 그 녀석이 야자 뿌리를 다 갉아먹었더군요. 다행히 야자나무가 죽지는 않았지만 상태가 그다지 좋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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