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한창입니다. 이 비가 잦아들 즈음이면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되겠지요. 오늘은 뜨거운 여름 햇살과 온도가 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것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아볼까 합니다.
여름 햇살은 정말 뜨겁습니다. 오죽하면 ‘불볕’이라거나 ‘살가죽이 벗어질 것 같은’이란 수식어가 붙을까요. 한창 더울 때는 정원이나 텃밭은 물론이고 아파트 발코니도 쩔쩔 끓습니다. 저희 집 발코니에서는 한여름 기온이 40도 가까이 올라가곤 하더군요.
무더위에는 사람뿐 아니라 식물도 힘들어합니다. 때론 더위 때문에 ‘유명’을 달리하는 녀석들이 나옵니다. 심지어 강한 빛과 높은 온도를 좋아하는 다육식물들도 그렇습니다.
햇볕이 너무 세거나 기온이 생육온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식물도 화상을 입습니다. 햇볕에 잎이 타버리는 것을 일소(日燒) 현상이라고 합니다. 특히 잎에 물방울이 맺혔을 때 일소 현상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물방울이 볼록렌즈 역할을 하니까요.
밖으로 노출된 잎과 줄기는 물론이고 흙 속에 있는 뿌리도 더위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한여름에는 화분 속 흙의 온도가 높아져 찜통처럼 됩니다. 뿌리가 익어버릴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저희 집에서는 값비싼 일본산 애기동백이 화분 속 흙의 온도 상승으로 죽어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죽지는 않는다 해도 지나치게 높은 온도에선 뿌리가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합니다.
여름철 햇볕과 고온 문제를 가장 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차광막(또는 차광망이라고도 함)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비닐하우스에 씌우는 검은색 비닐 망이 바로 차광막입니다. 햇볕을 막아주지만 바람이 잘 통해 편리하지요. 시장이나 마트에서 파는 갈대발을 쓰셔도 됩니다. 아파트 발코니에서는 차광막을 한낮(낮 12시∼오후 3시)에만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빛이 한쪽 방향에서만 들어오니까요. 식물들은 빛으로 광합성을 해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만약 낮에 걷지 않아도 되는 것을 원하신다면, 한랭사를 써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한랭사는 원래 겨울철의 냉해나 봄∼가을의 병충해를 막기 위해 쓰는 모기장 같은 천입니다.
다만 사용 시 온도가 얼마나 떨어지는지, 빛의 투과량은 적당한지를 먼저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차광 효과를 높이고 싶다면 두 겹 이상을 겹쳐 쓰시면 됩니다.
참, 한참 더울 때는 발코니 바닥에 물을 뿌려주면 좋습니다. 물이 증발하면서 온도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소나기가 온 뒤에는 햇살이 더 세진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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