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식사를 했지만 뭔가 허전하다. 아이들도 군것질거리를 원하는 눈치다. 문득 다음 날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둔 오징어가 생각난다.
야들야들, 오동통한 통오징어 요리는 어떨까. 복잡하게 양념을 할 필요도 없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후다닥 요리를 한 후 초고추장이나 마요네즈에 찍어 먹으면 정말 ‘천상의 맛’이다. 집 앞 가게에서 맥주 몇 캔만 사오면 아내와 오랜만에 정겨운 얘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 같다.
1 통오징어찜
냄비에 스테인리스 그릇이나 도자기 접시 하나를 엎어놓고, 그릇 아랫부분이 살짝 덮일 정도로 물을 붓는다. 그릇 위에 내장을 뺀 오징어를 올려놓은 후 뚜껑을 덮고 센 불로 가열한다. 10분 정도 스팀으로 쪄주면 완성.(사실 올해 2월 소개한 ‘이탈리안 해물찜’의 응용이다)
완성된 오징어가 식기 전에 칼이나 가위로 잘라 드셔 보시라. 데친 오징어보다 훨씬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식감에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2 오븐 오징어 통구이
역시 내장을 뺀 오징어를 쓴다. 200∼250도로 가열한 오븐에서 15분 정도 익히면 된다(오븐에 따라 시간이 달라질 수 있음). 오징어의 수분이 증발해 ‘겉 다르고 속 다른’(겉은 약간 딱딱하고 속은 부드러운) 육질을 즐길 수 있다. 구이 특유의 고소한 맛도 장점. 좀 더 고소한 맛을 원하거나 피데기(반건조 오징어)에 가까운 맛을 즐기고 싶다면 온도를 올리거나 조리 시간을 늘리면 된다.
사실 시간이나 온도 조절은 개인의 자유다. 어차피 요리는 창조적 행위이며 자기 입맛에 맞도록 하는 것이 아닌가. 요리의 ‘보는 맛’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오징어 몸통에 칼집을 내 줘도 좋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계절이 계절인 만큼 오징어가 충분히 익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자! 위의 조리법은 냉장 오징어 기준이다. 냉동 오징어는 먼저 녹인 후 요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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