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극한에서 생명을 지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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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케이스, 보기 편한 다이얼…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을 강조

바젤월드의 브라이틀링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대형 수족관이었다. 브라이틀링은 형형색색의 열대어 수천 마리를 수족관에 풀어놓았다. 지중해에서 본 듯한, 에메랄드 빛을 내는 물속에서 열대어가 노닐었다. 바닥에서는 쉼 없이 공기 방울이 올라왔다. 화려한 조명 아래의 작은 바다와 같은 수족관. 전시장을 노니는 인간 이외의 유일한 생명체인 물고기. 브라이틀링은 수족관을 설치한 이유에 대해 “삭막할 수도 있는 전시장 내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파일럿의 생명 지키는 생명력 강한 시계


10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브라이틀링이 추구한 가치 역시 ‘생명’이다. 1884년 세워진 브라이틀링은 올해로 설립 130주년을 맞았다. 브라이틀링은 파일럿, 다이버, 극지 탐험가 등 전문가를 위한 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한다. 지난해 바젤월드에서는 인공위성을 통해 조난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시계인 ‘이머전시Ⅱ’를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브라이틀링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 제품은 역시 강한 생명력을 지녀야 주인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신념이다.

생명력 강한 대표 제품이 바로 ‘크로노맷’이다. 이것은 파일럿을 위해 만든 시계다. 1984년 첫 제품이 출시됐고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하늘로 올라갈 때, 하늘 위를 날 때, 하늘에서 내려올 때, 그리고 파일럿들이 땅에서 조종석 뚜껑을 열고 닫을 때 가해지는 압력을 견디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나타내야 한다.

크로노맷은 1980년대 초 브라이틀링을 인수한 에르네스트 슈나이더가 이탈리아의 공군의 곡예 비행단을 위한 시계로 만들었다. 설계의 모든 세부 사항과 외관은 항공 전문가들의 요청에 맞추어 디자인했다. 강인한 케이스, 보기 편한 다이얼과 인체공학적인 모양의 버튼 및 크라운을 갖췄다.

출시 30주년인 올해 새로 나온 크로노맷 제품은 ‘크로노맷 44 에어본’과 [1] ‘크로노맷 41 에어본’이다. 44와 41은 직경(mm)를 의미한다. 이번 제품은 첨단 기술에 일상생활에서 착용해도 좋은 대중성을 입혔다. 무브먼트는 2009년에 자사에서 개발한 것을 장착했다. 크로노맷 에어본은 무광의 베젤을 회전시켜 비행시간을 잴 수 있도록 했다. 파일럿들이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조작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다이얼은 검은색 바탕, 시계 바늘이 가리키는 카운터는 은색으로 했다. 바탕색과 카운터 색을 바꾼 것도 있다. 시계 줄은 검은 색상의 천 소재로 이뤄졌다. 뒷면에는 ‘3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장폴 지라르댕 브라이틀링 부회장은 “크로노맷 에어본은 파일럿 크로노그래프 역사의 새로운 장을 화려하게 열어 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전통 인기 모
델들, 기능 확대 주목

브라이틀링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제품은 ‘내비타이머’. 역시 파일럿을 위한 시계다. 1952년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생산이 중단된 적이 없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비행 시간과 연료 사용량 등을 시계로 계산할 수 있는 ‘회전형 슬라이드’를 장착했다. 베스트셀러는 내비타이머 01. 브라이틀링은 이 제품을 근간으로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여 왔다.

올해 출시된 제품은 [2] ‘내비타이머 01(46mm)’과 [3]‘내비타이머 GMT’다. 직경이 각각 46mm와 48mm로 브라이틀링 특유의 커다란 화면이 돋보인다. 크기가 큰 이유는 파일럿들이 비행 중 쉽게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 다이얼은 흰색을 바탕으로 검은색이 깔렸다.

자동차 경주를 즐기는 레이서들을 위한 제품으로 벤틀리와 협업해 개발한 ‘브라이틀링 포 벤틀리’ 라인도 신제품을 선보였다. [4]‘벤틀리 GMT 라이트 보디 B04’에는 브라이틀링이 자체 개발한 B04 무브먼트가 장착됐다. 기존의 듀얼 타임존 기능에 더해 자사 무브먼트를 활용해 크라운으로 1시간 단위의 시간 조정을 할 수 있게 했다. 또 이 제품은 본체와 줄을 잇는 러그가 비대칭으로 떨어지는 날렵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또한 경량성을 위해 새로운 소재인 티타늄이 사용된 점이 특징이다. 벤틀리 자동차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연상시키는 베젤도 눈에 띈다. 안쪽 베젤에는 24개의 도시명이 쓰여 있어 전 세계의 모든 시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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