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한땀 한땀 장인이 매만진 모카신… 캐주얼하고 시크한 매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토즈 드라이빙 슈즈 ‘고미노’

드라이빙 슈즈는 말 그대로 자동차를 운전할 때 신는 신발을 말한다. 유연한 가죽과 고무 소재 밑창을 사용하고, 뒷굽이 바닥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디자인을 곡선으로 한다.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감 있게 페달을 밟을 수 있도록 고안된 신발이지만 평상시 캐주얼한 데일리룩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드라이빙 슈즈의 대표적 브랜드 중 하나가 토즈(TOD'S)다. ‘고미노’로 잘 알려진 토즈 슈즈는 클래식한 이탈리아 스타일의 편안한 착화감이 특징이다. 토즈 슈즈는 1950년대 차 안에서 신는 신발에서 고안해 만들어졌다. 캐주얼하면서도 시크한 모카신으로 색상도 다양해 많은 남성들의 워너비 아이템으로 꼽힌다.

고미노의 트레이드마크는 100개가 넘는 밑창의 고무 페블 장식이다. 이 장식은 실용적일 뿐 아니라 토즈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을 완성시키는 역할도 한다. 토즈는 고미노를 출시한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새로운 소재와 컬러, 디테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장인정신이 깃든 제조공정과 유니크한 절차의 디자인 공정을 거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가죽은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무두질 공장에서 조달하며 각 가죽 조각의 재단과 바느질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인지 고미노 드라이빙 슈즈는 국내 유명 셀러브리티와 전 세계 왕족, 영화배우, 톱모델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2014 봄여름 시즌의 새로운 고미노는 앞코 부분이 스퀘어 형태로 제작됐다. 가공 처리하지 않은 가죽 매듭이 자연스러우며 다채로운 컬러가 눈을 즐겁게 한다. 새 고미노에서는 특히 ‘페이셔 스트라이프’라고 부르는 발등 부분의 더블 스트라이프가 포인트다. 송아지 가죽에 광택을 내는 작업을 통해 맞춤 생산되는 비스포크 고미노 모카신 또한 주목할 만한 아이템이다.

▼ 고미노 드라이빙 슈즈를 만드는 5가지 과정 ▼
최고급 가죽과 숙련된 손길로 완성되는 발끝의 편안함


고미노 드라이빙 슈즈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크게 5가지로 나뉘는데, 세부적으로 나누면 수백 가지에 이른다. 숙련된 장인의 손을 거쳐야 완성되는 이 작업은 오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정확성과 높은 기술을 요한다.

가장 첫 번째 단계는 가죽을 선정하는 것이다. 고미노 슈즈에 사용되는 가죽은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가죽 염색장에서도 최상급 품질의 가죽만 선정한다. 토즈의 디자이너들은 매 시즌의 트렌드와 슈즈 업계의 새로운 혁신 등을 면밀하게 연구해 적합한 소재를 선정한다. 고미노는 오랜 역사를 지닌 클래식하고 아이코닉한 모델이면서 토즈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보여주는 대표적 제품이기 때문이다.

가죽을 선정했으면 슈즈에 맞는 재단 작업이 이어진다. 재단을 하는 장인들은 오랜 경륜을 바탕으로 가죽의 가장 좋은 부분만을 골라 잘라낸다. 이는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소재의 결점을 예방하고 불규칙한 주름 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재단이 끝난 가죽은 봉제 작업을 거친다. 이 과정은 고미노 슈즈 제작의 핵심으로 여기서 장인의 역량이 그대로 드러난다. 많은 이들이 고미노를 신을 때 느끼는 유연성은 완벽한 봉제 작업에서 나오는 것이다. 핸드메이드 스티칭과 전체적인 틀을 잡아가는 어셈블링 작업이 유연성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각각의 장인들은 시행착오와 오랜 고심 끝에 토즈만의 아이코닉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고미노의 앞쪽을 꿰
매는 것은 매우 섬세한 작업으로, 고미노 제작의 상징적 과정이기도 하다.

봉제 작업이 끝난 후에는 고미노 슈즈 안쪽에 플라스틱 라스트를 넣고 열을 이용해 모양을 잡는 셰이핑과 피니싱 과정이 이어진다. 이때 소재에 따라 왁스칠을 하고, 방수제를 입히며 브러싱을 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각 고미노 슈즈에 고유한 캐릭터가 입혀진다.

▼ 3월 문 연 갤러리아 EAST 부티크 ▼
토즈만의 감성 담아 우아하고 모던한 분위기


토즈의 글라스 하우스 내부. 토즈 제공
토즈의 글라스 하우스 내부. 토즈 제공
한편 토즈는 올 3월 클래식과 모던함이 공존하는 갤러리아 EAST 부티크를 오픈했다. 갤러리아 EAST 부티크는 국내 최초로 토즈의 새로운 인테리어 콘셉트를 적용한 매장이다. 고미노 드라이빙 슈즈를 진열해 놓은 라운드 테이블을 중심으로 남성 및 여성 존으로 이루어진 독립적인 쇼핑공간을 구성했다.

새로운 갤러리아 EAST 부티크의 매장 내부는 아이보리, 블랙과 그레이 톤이 조화를 이룬다. 가죽 소파와 대리석 테이블 등 토즈만을 위해 제작된 가구들로 아늑하면서도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제공한다. 인테리어 디자인에는 엄선된 최고급 원자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바닥에는 피에르 블뢰 대리석을, 스틸 소재의 선반 뒤로는 그레이 컬러의 트라베르티노 대리석을 입힌 스톤 패널을 사용했다. 가죽 소재와 우아한 느낌의 우드 패널로 벽면에 장식적인 요소를 더했다. 대비감을 이루는 밝은 그레이 톤의 대형 카펫과 다이아몬드 패턴의 다크 브라운 카펫은 각각 여성 존과 남성 존을 구분해 주며, 동시에 모던한 디자인적 감성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장인이 수작업으로 고미노 드리이빙 슈즈를 만드는 모습. 토즈 제공
이탈리아 장인이 수작업으로 고미노 드리이빙 슈즈를 만드는 모습. 토즈 제공
토즈에서는 새로운 오프닝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의 건축가 필립 존슨이 1959년 설계한 건축물 중 하나인 ‘글라스 하우스(Glass House)’에서 영감을 받은 토즈만의 글라스 하우스를 갤러리아백화점 EAST 외부에 설치했다. 이곳에서는 최근 이탈리아 본사에서 방한한 숙련된 장인이 수작업으로 가죽 재단과 핸드스티칭 마무리 등을 시연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시연회가 진행되는 동안 토즈 글라스 하우스에서는 이탈리아 장인이 고객의 이름이나 이니셜을 새겨 주는 핫 스탬핑 서비스를 제공했다.

기획=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송원석 객원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