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과 벽에도 의미를 담았다. 이달 초 문을 연 서울 중구 소공로 신세계 본점 신관 6층의 ‘럭셔리 남성관’ 얘기다. 100여 개에 달하는 해외 럭셔리 남성 브랜드를 한데 모은 럭셔리 남성관의 인테리어는 미국 뉴욕 바니스백화점을 디자인한 제프리 허치슨이 맡았다.
“벽면에는 남성 슈트의 소재를 연상케 하는 ‘직조 무늬’를 미세하게 넣었습니다. 천장을 보면 밝은 곳이 있고 어두운 곳이 있죠? 어두울수록 좀 더 트렌디한 매장이 몰려 있다고 보면 됩니다.”
박지강 신세계 남성의류팀 과장은 “천장, 벽, 바닥, 브랜드 배치가 모두 트렌디한 남성들의 취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랄프로렌, DKNY 등의 플래그십스토어(거점매장) 등 주로 명품 매장 인테리어를 맡아 온 허치슨은 신세계 럭셔리 남성관을 다른 층과 구별되는 일종의 단독 플래그십스토어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신세계 본점은 앞서 올 8월 신관 7층에 클래식, 컨템포러리 남성관을 먼저 선보였다. 여기에 럭셔리 남성관이 더해져 본점 신관 6, 7층이 남성패션 트렌드의 메카가 됐다. 과거 백화점의 한 층 정도만을 차지했던 남성패션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신세계가 이렇게 남성들을 위한 공간을 새롭게 선보이는 까닭은 여성 못지않은 패션감각과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 하는 30∼50대 남성들이 백화점의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남성들은 중저가 패션 잡화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 의류까지 쇼핑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2007년 23%에 머물던 남성 고객들의 매출 비중은 올해는 32%까지 치솟았다.
신세계는 경쟁사보다 일찍 남성패션의 시장 잠재력을 읽고 남성 브랜드 확충에 힘써왔다. 2011년에는 국내 최초의 남성 전문관을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강남점에 열어 화제가 됐다. 당시 남성과 여성 제품을 함께 팔던 명품 브랜드들이 강남점 남성관에서 처음으로 남성제품만을 따로 모아 팔아 화제가 됐다. ‘여성제품 없이 남성명품만 될까’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신세계 강남점의 남성 전문관은 남성만의 쇼핑공간을 원하던 전문직 남성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이후 백화점마다 남성 전문관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신세계도 강남점 성공에 힘입어 2013년 부산 해운대구 센텀남대로 센텀시터점에 남성관을 열었다.
올해 선보인 본점 남성 전문관은 강남점, 센텀시티점보다 훨씬 트렌디하게 꾸몄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본점은 신세계의 상징인 만큼 트렌드가 무엇인가를 읽을 수 있는 매장이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 부사장은 “본점 럭셔리 남성관은 트렌드를 리드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남성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 유명 럭셔리 브랜드와 남성과 관련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상품들을 선보여 국내 최고의 남성 전문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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