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 등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어려서부터 실전 경제 교육을 제대로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6세 때부터는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검과 코카콜라를 도매로 떼어 첫 장사를 시작했다. 10세 때는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땅콩과 팝콘을 팔며 장사 수완을 익혔다. 학창 시절엔 신문 배달을 하면서 돈을 벌었다.
버핏은 이미 15세가 됐을 때 2000달러가 넘는 자산을 소유했다. 이를 종잣돈으로 주식에 투자해 오늘날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다. 그는 실질적인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해 장기간 이 기업 주식을 보유한 후 주가가 오르면 막대한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투자해 왔다. 이른바 가치투자 방식이다.
버핏 같은 성공스토리는 극히 드문 사례이지만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경제·금융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투자, 그중에서도 특히 주식 투자 얘기만 꺼내도 손사래를 친다. 잘못된 투자로 손해를 본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녀들에게 체계적인 금융투자 교육을 받도록 할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다.
사단법인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김종창 회장은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경제·금융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해왔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기관에서 금융교육을 실시하긴 하지만 그 범위와 규모가 제한적”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어린이펀드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저축 습관을 물려주고 장기투자 개념을 심어줄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대학교 학비나 결혼 자금 등 자녀의 성장에 따라 장래 필요한 목돈을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운용사로서는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 상당한 공을 들인다.
펀드 평가사(社) KG제로인에 따르면 25일 현재 어린이 고객을 대상으로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는 20개. 1999년 6월 말 하나UBS자산운용이 설정한 하나UBS아이비리그플러스적립식펀드가 효시다.
어린이 펀드에 가입할 때는 일반 펀드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또 장기간 가입하는 만큼 운용 규모가 적어 강제 청산될 위험은 없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5년간 최고 수익률…코스피 지수 상승률 압도 한국밸류10년어린이펀드, 운용보수도 업계 최저
펀드 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5월 2일 현재 어린이펀드 가운데 순자산총액이 100억원 이상인 펀드는 9개. 이 가운데 최근 5년 간 성과가 가장 좋은 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증권투자신탁1호다.
수익률 64.04%를 기록해 2위인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자펀드의 46.8%보다 17.24% 포인트 높다. 2011년 5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83.6 4%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3.26%보다 훨씬 탁월한 성과를 올렸다.
이 펀드는 장기 가치투자 철학을 추구하는 운용사로 잘 알려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서 운영한다. 다른 운용사가 운용하는 어린이펀드가 대부분 가입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 데 비해 이 펀드는 민법상 미성년자(만 19세 미만)만이 가입할 수 있다. 어린이펀드의 원래 취지를 제대로 살리겠다는 의도다.
이 펀드의 특징은 환매 수수료 부과 기간이 국내에서 기장 긴 10년이라는 점. 한마디로 10년 이내에 환매하는 경우 수수료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장기 가치투자 원칙을 바탕으로 펀드를 운용함으로써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려는 차원의 조치다. 다른 펀드는 일반적으로 3개월 이내 환매한 경우에 한해 수수료를 부과한다.
반면 운용 보수(연 0.25%)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회사 수익은 생각하지 않고 어린이들에게 금융 교육을 시킨다는 의미에서 운용하는 만큼 낮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또 어린이 고객의 경제 교육 차원에서 자산운용 보고서도 읽기 쉽게 작성한다. 일정 금액 이상을 가입하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 행사를 6월 30일까지 진행한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자녀가 미성년자일 때 가입시켜 주고 성인이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용돈을 모아 스스로 매월 일정 금액을 적립하도록 지도하면 그보다 더 가치있는 산교육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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