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지난해부터 속속 생애주기펀드(TDF) 시장에 뛰어들면서 현재 5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삼성자산운용이 삼성한국형TDF를 출시한 이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올 2월 뒤를 따랐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1년 출시한 연금상품을 올 3월 TDF로 리뉴얼해 내놓았다, 이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TDF(Target Date Fund)란 투자자의 은퇴 시기를 목표 시점으로 정한 뒤 투자자의 생애 주기에 맞춰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연금 펀드다. 가입자 본인의 판단으로 스스로 운용해야 하는 기존 연금 상품과 달리 은퇴 시점을 정하면 펀드가 스스로 운용한다. 후발 주자인 KB자산운용의 강점은 글로벌 TDF 1위 운용사인 뱅가드그룹과 손잡고 장기 투자에 최적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뱅가드는 세계 최초로 출시한 인덱스펀드에 힘입어 현재 전세계 운용 자산 규모가 4600조원에 이르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약 1000조원 규모인 미국 TDF 시장에서도 점유율 약 30%를 차지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7월 말 출시한 ‘KB온국민TDF’의 최대 장점은 업계 최저 수준의 보수. 펀드 자체의 운용 보수와 판매보수도 업계 최저 수준이지만 이 상품에 편입한 펀드에 지불하는 보수 역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연 0.15% 수준이다. 다른 TDF 상품은 액티브펀드의 편입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투자 비용이 비싼 반면 KB는 패시브펀드를 주로 활용해 저비용으로 설계했다.
1%포인트 이하의 비용 차이라고 무시해서는 곤란하다.
비용이 투자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복리 효과 때문에 장기 투자로 갈수록 커진다. KB자산운용 상품전략실 하성호 상무는“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TDF는 재간접형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모 펀드에 지불하는 보수 차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상품 종류는 총 7개. 2020년부터 2050년까지 5년 단위의 은퇴 예상 시점별로 구분했다. 8월 말 기준 주식 비중은 KB온국민TDF2020 펀드가 30.8%로 가장 낮고, 은퇴시점이 가장 먼 KB온국민TDF 2050펀드가 78.9%로 가장 높다. 퇴직연금·개인연금 등 연금가입자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도 가입이 가능하다.
편입 대상 자산은 뱅가드의 인덱스펀드와 KB자산운용의 ETF다. 뱅가드글로벌주식인덱스, KB스타코스피200 등 주식 관련 펀드 6개와 뱅가드글로벌채권인덱스, KB스타단기국공채액티브 등 채권 관련 펀드 4개다. 7개 상품 모두 편입하는 펀드 구성이 같지만 투자자들의 생애 주기와 은퇴 시점에 맞춰 각각의 투자 비중을 달리했다.
KB자산운용은 KB온국민TDF를 한국인의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해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연금 펀드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하성호 상무는 “한국인의 높은 국내 투자 비중을 고려해 평균적인 국내 투자자의 특성에 최대한 적합하도록 모델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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