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 단풍 들었네. ‘가을의 전령사’ 단풍이 절정이다. 전국의 산들이 울긋불긋 가을 옷으로 갈아입었다. 단풍관광 명소를 찾은 행 락객들의 입에서는 저절로 탄성이 흘러나온다. 골퍼들에게는 라운드가 곧 단풍놀이다. 플레이중 잠깐 짬을 내 주변을 둘러보자.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 요즘은 4계절 푸른 양잔디 페어웨이와 그린이 많아, 더욱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서리 맞은 잎새가 2월의 봄꽃보다 붉구나(霜葉紅於二月花)’라는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이 쓴 산행(山行)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이 가슴에 와 닿는다. 마음이 거기에 있지 않으면 봐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 ‘가을 보너스’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골퍼가 의외로 많다. 머릿속에 근심이 가득하고 스코어의 노예가 되면 가을 단풍의 정취를 결코 느낄 수 없다. 불꽃처럼 찬란하게 꽃피운 단풍이 소임을 다하고 대지로 돌아가기 전에 서두르자. 한번이라도 더 가을 골프의 정취에 흠뻑 취해보자. 로프트 높은 웨지로 띄운 어프로치가 그린 앞 단풍나무를 넘겨 깃대 옆에 안착한다면. 그보다 아름다운 가을의 그림이 또 있을까.
댓글 0